“휴대전화 부수고 한강에 버려”…김건희 측근 이종호, 증거인멸 정황에 특검 수사 확대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을 둘러싼 증거인멸 논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최측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측근의 조직적 증거 파손 및 알리바이 조작 정황이 특검 수사로 드러나면서, 정치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정민영 순직해병특별검사팀 특검보는 2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가 지난달 10일 압수수색 이후 측근 A씨와 함께 한강공원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하고 버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A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특검팀의 자택 압수수색 직후인 지난달 15일, 현장에서 직접 휴대전화를 부수고 한강공원 쓰레기통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일 현장에는 A씨도 함께 있었으며, A씨는 "발로 밟아 연기가 날 정도로 파손시켰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과정을 촬영까지 했고, 파손된 휴대전화를 확보해 복구 작업 중이다.

또한 특검은 A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알리바이 조작 정황도 포착했다. A씨는 이종호 전 대표와 금전거래 사실에 대한 알리바이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관련 문서와 현장 상황을 압수하며, 이 내용을 김건희특검팀에도 공유했다. 이 메모는 실제 지난 5일 있었던 이종호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증거로 제출됐다.
이종호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범 이정필씨에 대해 실형 대신 집행유예 판결이 가능하다고 속이며,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8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 받고 있다.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의 중심에 선 이 전 대표가, 멋쟁해병 단체방 멤버들과 공모해 김건희 여사를 통한 수사 영향력 행사 시도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동시에 제기됐다.
특검은 "A씨 추가 소환 조사도 검토 중이며, 금전거래의 실체와 구체적 증거 인멸 과정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조직적 증거인멸 의혹과 수사 개입 정황을 두고 격론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