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3 이정재·이병헌 격돌”…불신에 스민 죄책감→정체의 벽 무너졌다
낡은 조명이 천천히 공간을 비출 때, 이정재의 그림자는 길게 늘어지고 차가운 공기는 긴장과 슬픔을 한 가득 품었다. 456번의 무게를 짊어진 채, 다시 시작된 게임의 문턱 앞에서 이정재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듯 흔들리는 눈빛을 보였다. “왜 나만 살려준 거야?”라는 물음이 조용히 퍼지며, 지난 게임의 잔혹한 기억과 깊은 죄책감이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참가자들 사이를 떠도는 두려움과 불신, 그 속에 남은 죄의식은 또 한 번 심장을 죈다.
‘오징어게임3’가 새 예고편과 보도스틸로 강렬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얼어붙은 게임장에 “똑똑 누구십니까? 꼬마입니다”라는 아이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영희 인형과 피에 젖은 무대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친구의 죽음 끝에 홀로 남겨진 이정재는 분노와 혼란,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상처에 눌려 허공을 방황한다. 살아있는 것만으로 죄가 된 순간, 무거운 침묵이 참가자들을 둘러싼다.

이병헌 역시 프론트맨으로 다시 등장해, 조용히 이정재를 응시하며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정체를 드러내는 프론트맨의 얼굴 아래, 오징어게임의 깊은 내면과 반전의 실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강애심이 맡은 장금자는 “게임을 제발 멈추게 해달라”며 절규했고, 임시완의 이명기는 조유리의 김준희를 몰아세우는 장면이 절박한 생존을 부각시켰다.
이어 강하늘의 강대호, 박성훈의 조현주, 양동근의 박용식, 노재원의 남규까지 새 인물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처를 안고 결연한 얼굴로 걸어 들어온다. 각자 지닌 동기와 두려움, 그리고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의지가 장면마다 고조된다. 이진욱의 박경석은 반란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고, 위하준의 황준호는 숨은 단서를 통해 오징어게임의 비밀에 피해 다가선다. 박규영의 강노을 또한 가면을 벗은 채 총구를 겨누며 거대한 선택 앞에 서게 됐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불신의 소용돌이, 그리고 죄책감과 절망이 진하게 드리운 침묵이 플레이어들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아직도 사람 믿나”라는 차가운 질문은 살아남은 이들에게 던져진 마지막 숙명처럼 울렸고, 그 물음은 되돌릴 수 없는 긴장을 두루 감돌게 했다.
과연 누가 이 마지막 결전에서 살아남을지, 마지막 인간성을 묻는 거대한 운명이 27일 넷플릭스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