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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운동이 신장 위험까지”…여름철 횡문근융해증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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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운동이 신장 위험까지”…여름철 횡문근융해증 경보

이소민 기자
입력

고강도 운동이 근육 건강을 넘어서 신장 등 주요 장기 손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짧은 기간 몸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운동 강도를 급격히 높일 경우, 근육이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으로 진행돼 심각한 신체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의료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름철 바디 프로필 촬영이나 개인 트레이닝(PT) 붐 속에 단기간 고강도 근력운동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면서 업계는 운동 관련 신장·간 합병증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횡문근융해증은 외상 또는 과도한 근육 사용이 원인이다. 근세포가 크게 손상되면 미오글로빈, 칼륨, 크레아틴 키나이제(근육 효소) 등 근육 내 존재하던 물질이 혈액으로 빠져나오고, 이들이 신장이나 간과 같은 주요 장기에 독성을 보여 2차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기존에는 장시간 마라톤이나 격한 체육 활동에서 주로 보고됐으나, 최근에는 운동 경험이 적은 이들이 짧은 기간 몸을 만들려다 지나치게 강한 자극을 줄 때도 환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진단은 혈청 크레아틴 키나아제 수치 상승과 혈중 미오글로빈 농도, 소변 내 미오글로빈 검출 등 혈액·소변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기존 단순 근육통과 달리, 겪어본 적 없는 전신 근육통과 극심한 피로감, 근력 저하, 갈색 또는 콜라색 소변이 동반될 경우에는 전문 의료 평가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면 근육 부종, 경련, 심할 경우 혈관·신경의 허혈성 압박손상(구획증후군), 급성 신부전, 전격성 간염까지 치명적 합병증이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신장 손상으로 인한 혈액투석이 필요한 중증 환자도 발생한다.

 

한국에서는 대사이상, 약물, 고온 노출, 탈수 등도 주요 발병 요인으로 꼽힌다. 김재균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횡문근융해증은 운동 강도를 체력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절해야 하며, 극심한 근육통·갈색 소변 등 이상 증상 시 신속한 의료 진단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탈수 상태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고, 초기라면 수액 요법과 충분한 휴식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의료계에서는 자기주도형 피트니스 시장 확장에 따른 운동 손상 리스크를 재차 점검하는 분위기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운동 전 사전 검진, 맞춤형 운동 설계, 조기 경보 시스템 등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전 예방과 안전운동 가이드라인 정착이 신체건강과 의료비 절감의 결정적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건강 경보가 실제 생활 속 안전 운동 문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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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문근융해증#근손상#신부전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