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언더파 질주”…정윤지, 수협 MBN 여자오픈 2R 선두→통산 2승 시야
가벼운 미소와 함께 그린을 떠나는 정윤지의 얼굴엔 오랜 기다림과 결연한 의지가 어른거렸다.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 없이 이어진 퍼트와 경기 내내 이어진 집중력은 선수와 팬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승에 대한 갈망이 한층 더 짙어진 시간이 여운처럼 남았다.
31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 앤 리조트에서 펼쳐진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정윤지는 노보기로 7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7언더파 65타, 중간합계 15언더파 129타로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새겼다. 2022년 E1 채리티오픈 이후 3년간 우승이 없었던 만큼, 코스 안팎의 긴장감도 각별하게 전해졌다.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정윤지는 이날 플레이로 박민지, 최가빈 등 추격자들과의 간격을 넉 점까지 벌렸다. 특히 1번 홀의 버디로 경쾌한 출발을 알린 정윤지는 17·18번 홀 연속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퍼트 라인이 아슬아슬하게 휘어지는 위기 순간마다 흔들림 없는 집중력도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정윤지는 “오늘도 퍼트 감각이 좋아 전체적으로 만족한다”라며 “짧은 거리에서 아쉬운 순간도 있었지만, 내일은 마음을 더 비우고 컨디션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하루하루 고비를 넘을 때마다 한 계단씩 성장하는 모습이 팬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공동 2위로 내려선 최가빈은 3타를 줄이며 막판 반전의 동력을 키웠고, 두 차례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박민지는 6타를 줄여 리더보드 상위권으로 급부상했다. 안송이와 이채은은 공동 4위, 이예원과 박현경, 김민별 등이 각기 다른 기대와 각오로 남은 라운드를 준비한다.
투어의 무게와 관중의 시선, 그리고 부담이 교차하는 순간에 마음 한편엔 새로운 꿈이 자란다. 정윤지가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릴지, 아니면 추격자들이 반전 서사를 쓸지 기대가 쏠린다. KLPGA 수협 MBN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는 8월 1일 열린다. 이 여름의 기록이 막을 내리는 순간, 골프 팬들은 그 뜻깊은 장면을 지켜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