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어게인” 논쟁에 격돌…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주자, 분열·통합 두고 강경 설전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결정할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8월 14일 열린 마지막 합동연설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인 ‘윤어게인’ 문제를 둘러싼 극심한 내부 갈등으로 달아올랐다. 당권 주자들은 통합과 분열, 개혁과 절연을 주장하며 전선을 더욱 치열하게 키웠다.
이날 연설회에서 반탄(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인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당 내 통합을 통한 외연 확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내란 정당으로 몰려 해산 위기인데도 내부 총질에 계파 싸움만 할 것이냐”며 “분열로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면 이재명 정권은 곧바로 개헌에 착수해 연임되고, 우리의 자녀들도 이재명 체제에서 언제까지 살아야 할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표가 되면 3특검 인권탄압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이재명 재판 재개를 촉구하는 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장동혁 후보 역시 “윤어게인을 외친다고 해서 모두 윤 전 대통령 복귀만 원하는 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말하는 사람들”이라며 “극우 정당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이 당 대표가 된다면 남아서 함께할지, 떠날지 선택해야 한다. 민주당 지지를 원한다면 민주당에서 대표를 하라는 말씀 드린다”고 직격했다.
반면 찬탄(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는 윤 전 대통령 지지 세력과의 분명한 선 긋기를 촉구했다. 안철수 후보는 김문수·장동혁 후보를 겨냥해 “계엄을 찬양하면서 보수의 가치를 말할 수 없다”며 “광화문에 나가서, 지방선거에서 ‘윤어게인’을 외치면 싹 다 낙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극단의 인물들과 결별해야 합리적 보수가 힘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후보는 “배신자 윤 전 대통령 때문에 우리 당이 해산 위기에 있다”며 “불법 비상계엄으로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사람이야말로 내부총질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지키려면 배신자 윤 전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을 반드시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 연설에서도 충돌이 이어졌다. 김재원 후보는 “윤어게인을 몰아내겠다는 것은 외부에서 보면 당이 정상적이지 않게 비칠 것”이라며 내분 조장 행위를 비판했다. 반면 김근식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분리돼야 신뢰받을 수 있다”며 “당 대표 되겠다고 양심에 어긋나는 발언을 하면 민주당에 아첨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애초 수도권·강원·제주 지역 연설회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집중호우로 일정이 변경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합동연설회 시작은 당사 압수수색 규탄 구호로 시작됐으나, 현장 지지자 부재로 비교적 차분히 진행됐다.
이날 국민의힘 전대 선거전은 ‘윤어게인’ 세력의 미래와 통합·절연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재확인된 자리였다. 당권 경쟁이 심화된 만큼, 당내 갈등 봉합 여부와 전대 이후 전국단위 선거 전략 수립 과정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계파 분쟁을 수습할 대안을 모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