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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무더운 여름”…대서 폭염·열대야에 지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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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무더운 여름”…대서 폭염·열대야에 지친 일상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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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예전엔 한여름 밤에도 창문을 열면 잠시나마 시원함이 찾아왔지만, 이젠 대서가 되면 밤낮 없이 덥다. “밤에 잠이 오질 않는다”는 하소연이 익숙해질 정도로 체감온도 35도 무더위와 연이어지는 열대야가 사람들의 일상을 덮었다.

 

22일은 1년 중 가장 무덥다는 절기 ‘대서’다. 실제로 이날 전국이 ‘찜통’이란 말이 아깝지 않을 만큼 달아올랐다. 서울은 낮 최고 31도, 대구와 광주 등 남부 지역은 34도까지 올랐고, 체감온도는 35도 넘는 곳도 적지 않았다. SNS엔 “에어컨 없이 버티기 포기”, “밤에도 선풍기가 부족하다”는 각종 폭염 인증글이 쏟아진다.

출처: 네이버
출처: 네이버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밑돌지 않는 지역이 속출, 강릉·제주 등지에서는 밤새 침구가 눅눅해질 정도다. 열대야와 연이은 폭염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수면 장애와 건강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마 끝나니 더위가 진짜 무섭다”, “밤마다 뒤척인다”는 고백들도 많다.

 

전문가들은 온열질환 우려에 주목한다. “대서 이후 이어지는 폭염은 평소보다 수분 손실이 크고, 실내외 온도차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야외활동을 줄이고, 수분 보충과 음식 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후에 쏟아지는 소나기가 오히려 습도를 높여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많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에어컨 없인 못 살아”, “밤에 카페에서 친구들이랑 더위 피한다”, “도서관이 제일 시원하다” 등 저마다의 생존 방법을 공유한다. 그렇다 보니 식당·카페 등 시원한 곳을 찾는 ‘피서족’들도 늘고, 도심 곳곳엔 얼음조각이나 간이 풀장, 물분수가 등장한다.

 

무더위가 일상이 되자, 생활 리듬도 바뀌고 있다. 아침 일찍 운동하는 사람이 늘고, 밤늦게야 동네 산책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예전엔 폭염도 한때였다면, 지금은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됐다”는 말이 더 실감 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낮의 뜨거움과 밤의 잠 못 이루는 시간을 보내며, 누군가는 잠시 멈춰, 지금 이 계절을 견디는 ‘서로의 안부’를 떠올린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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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폭염#열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