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신약 설계도 만든다”…삼진제약, 비만치료제 공동개발 선언
AI 기반 신약 개발이 비만치료제 영역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삼진제약은 나무아이씨티와 손잡고 AI 신약 설계 플랫폼을 활용한 비만치료제 신약 공동 연구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협약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경쟁의 분수령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진제약과 나무아이씨티는 6월 21일, 나무아이씨티의 AI 신약 설계 플랫폼과 삼진제약의 신약개발 역량을 결합하는 전략적 협업에 합의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체중 감량 효과 뿐 아니라 근육 보존, 장기 복용 안정성 등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하는 차세대 치료제 발굴이 목표다. 삼진제약은 타깃 제안, 후보물질 합성·평가, 임상 개발과 상용화를 총괄하고, 나무아이씨티는 신규 구조 설계, 후보물질 최적화, 타깃 결합능 예측 등 AI 기반 설계를 담당해 개발 효율을 높인다.

핵심 기술로는 나무아이씨티의 AI 신약개발 플랫폼 ‘DeiNon’이 꼽힌다. 이 플랫폼은 딥러닝 및 물성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보다 수십 배 빠른 후보물질 도출과 약효·독성 예측을 구현한다고 알려졌다. 예를 들어, 전통적 약물 설계에선 수개월 소요되는 분자 설계를 수일 내로 단축할 수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최근 글루코스 조절, 포만감 조절 등 다양한 기전으로 경쟁이 가속화되는 분야다. 글로벌 주요 기업에선 AI 신약개발이 본격 도입되는 추세로, 실제 미국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등 선도업체들도 AI 기반 후보물질 탐색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이번 공동 연구가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직 AI 의약품 설계 분야의 임상허가나 인허가 가이드라인은 명확히 정착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식약처와 미국 FDA 등 주요 규제당국이 AI·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프로세스의 데이터 관리·검증 지침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AI 기반 신약개발의 임상 데이터 활용 기준과 윤리 강화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민선 나무아이씨티 소장은 “DeiNon 플랫폼을 통해 비만치료제 신약 발굴과 최적화를 한층 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진제약 이수민 연구센터장도 “AI 기술과 당사 신약개발 경험의 융합으로 차별화된 신규 기전 치료제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협업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