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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에 부는 AI 혁풍”…미·중 정상 대화 기대감에 반도체주 급등→트럼프 관세 변수, 연준 경계감 고조
국제

“나스닥에 부는 AI 혁풍”…미·중 정상 대화 기대감에 반도체주 급등→트럼프 관세 변수, 연준 경계감 고조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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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뉴욕은 밤하늘처럼 깊은 파란색으로 물든 증시를 안았다. 월가의 전광판이 어둠 속에서 별빛처럼 깜빡일 때, 투자자들의 기대와 불안은 교차했다. 미국과 중국, 두 대국 정상의 대화가 임박했다는 백악관의 공식 확인에 시장의 숨결은 한결 고요해지면서도 미묘하게 설레었다.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힘찬 걸음으로 전진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2,519.64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5,970.3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9,398.96에 각각 마감하며 또 한 번의 기록을 새겼다. 모두 하루 사이 각각 0.51%, 0.58%, 0.81%씩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정상 간 대화가 곧 있을 예정”이라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의 말이 메아리처럼 퍼졌고,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은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왔다”고 밝혀 긴장과 완화의 온도가 교차했다.

나스닥 0.81% 상승…미·중 정상 대화 기대에 AI·반도체주 강세
나스닥 0.81% 상승…미·중 정상 대화 기대에 AI·반도체주 강세

정상 외교의 회복 조짐은 금융시장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기술업종이 1.48% 상승하며 선두에 섰고,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주는 눈부신 강세를 주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72% 급등해 지수 내 30개 종목이 모두 녹색 불빛을 밝혔다. 엔비디아는 2.80% 치솟으며 시가총액 3조4,457억 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 1위를 탈환했다. 브로드컴, TSMC, AMD, Arm,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역시 한껏 몸을 부풀렸다. 다만,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거대 기술기업 중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알파벳은 약세로 장을 마감해 온도차를 드러냈다. 일반 유통업체 달러 제너럴은 분기 실적 호조로 15% 넘게 오르며 휘청이는 소비심리를 잠시나마 붙들어 매었다.

 

도이체방크는 S&P500의 연말 목표치를 6.5% 상향 조정했고, 미국 노동부는 4월 구인 건수가 739만 건으로 늘며 탄탄한 고용시장을 확인시켰다. 투자자들은 정상회담이 무역 정책 전환, 관세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늠하며 조심스러운 낙관과 경계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썼다.

 

연방준비제도 이사진에서는 트럼프식 관세 강화가 미국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늘로 이끌 우려를 내비쳤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고용 둔화와 물가 상승 동반 땐 연준의 정책 대응이 쉽지 않다고 했고, 리사 쿡 연준 이사는 관세가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동결 기대가 우세한 가운데, 변동성지수(VIX)는 17.69까지 소폭 하락해 관망 모드를 반영했다.

 

시장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미·중 정상 간 대화는 평화를 향한 작은 물결이지만, 무역정책의 굴곡 속에서 투자자들의 마음은 부유한다. AI와 반도체의 비상은 앞으로 더 멀리 희망을 던지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변수와 연준의 경계감은 그 앞길에 작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국제사회는 두 거인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며, 금융시장의 맥박이 어디로 흐를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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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엔비디아#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