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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만료의 쓸쓸한 이정표”…황의조, 소속팀 없이 남겨져→복귀 꿈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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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만료의 쓸쓸한 이정표”…황의조, 소속팀 없이 남겨져→복귀 꿈도 위태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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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종료 뒤 홀로 선 황의조의 행보에 축구계의 시간마저 조심스레 멈췄다. 임대 전전 끝에 겨우 찾아낸 안식처마저 잃은 지금, 다음 기록과 경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관중의 환호도, 대표팀의 부름도 잠시 멀어진 새벽, 황의조의 내일을 기대하는 시선은 무거운 침묵으로 가라앉았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까지 몸담았던 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와의 1년 계약이 6월 30일 만료되며 공식적으로 무소속 선수로 전환됐다. 유럽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도 7월 1일부로 황의조를 소속팀 없이 분류했다. 공식 발표조차 없는 가운데, 이적설이나 영입 움직임마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상황은 더욱 절박해 보인다.

황의조 / 뉴시스
황의조 / 뉴시스

그동안 황의조는 프랑스 지롱댕 드 보르도에서 출발해 잉글랜드 노팅엄 포레스트 입단, 이어 올림피아코스, FC서울, 노리치 시티, 알라니아스포르 등 매 시즌 팀을 옮기며 커리어의 불확실성을 거듭 맛봤다. 특히 노팅엄에서 방출된 뒤 지난 시즌 시작을 넘겨 단기 계약을 겨우 체결했던 기억은, 정상적 선수 생활의 무게가 얼마나 버거운지 여실히 드러낸다.

 

법적 이슈 또한 그의 활약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황의조는 상대 여성 2명의 동의 없이 성관계 등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 등 중형에 처해졌다. 항소심에서 그는 93페이지에 달하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며 내년 북중미월드컵에서 다시 국가대표로 뛰기를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황의조의 대표팀 선발 자격을 박탈했으며, 규정상 중대한 범죄 선고 시 영구 제명까지도 가능하다.

 

1심 재판부는 "4회에 걸친 불법 촬영의 죄질이 좋지 않다"며 엄정한 판결을 내렸다. 2억원의 공탁금 제출이 양형에 일부 유리하게 반영됐지만, 피해자 측은 여전히 강한 유감을 표명한 상태다. 특히 영상통화 도중 나체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돼 논란의 여지도 남아 있다.

 

항소심 재판은 다음 달 24일 다시 이어진다. 황의조의 선수 등록, 국가대표 복귀, 그리고 팬들이 기억하는 ‘결정적 스트라이커’의 서사는 방정식처럼 한참 더 복잡하다. 그는 국가대표로 누렸던 영광을 되새기며, 여전히 복귀를 열망하고 있다. 그러나 규정과 현실의 벽은 더욱 높다.

 

긴 혼돈과 반복되는 이별 끝에 맞이한 침묵의 계절. 황의조의 자리는 언제 다시 채워질 수 있을까. 스포츠 팬들은 그라운드 너머의 황의조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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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국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