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아이온큐, 옥스퍼드아이오닉스 1조5천억 베팅”…양자컴퓨팅 신세계 관문 연다→산업 패권 재정의 예고
국제

“아이온큐, 옥스퍼드아이오닉스 1조5천억 베팅”…양자컴퓨팅 신세계 관문 연다→산업 패권 재정의 예고

김태훈 기자
입력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이른 여름 햇살이 창을 적시던 9일, 아이온큐의 본사 회의실엔 숨죽인 긴장과 기대가 뒤섞여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아이온큐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출신 연구자들이 이끄는 옥스퍼드아이오닉스를 1조5천억 원에 품었다는 소식이 전격 발표됐다. 양자컴퓨팅 업계의 지도가 다시 쓰여질 신호탄이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기업 확장이 아니라, 양자컴퓨팅이라는 미지의 영역에서 인류가 맞서고 있는 한계와 가능성을 새로 그리겠다는 글로벌 도전의 의지로 읽힌다. 아이온큐와 옥스퍼드아이오닉스, 이 둘이 손을 맞잡음으로써 2025년 256큐비트, 2027년 1만 큐비트, 그리고 2030년 200만 큐비트로 양자컴퓨터의 범위와 깊이를 기하급수적으로 넓히겠다는 청사진이 공개됐다. 이는 현존 최고 수준 양자컴퓨터 IBM의 1천 큐비트를 가뿐히 넘어서는 도전이다.

아이온큐, 옥스퍼드아이오닉스 1조5천억 원에 인수…양자컴퓨팅 기술력 확대
아이온큐, 옥스퍼드아이오닉스 1조5천억 원에 인수…양자컴퓨팅 기술력 확대

세계 양자컴퓨팅 시장은 ‘성장의 늪’과 ‘신뢰의 그늘’을 오가며 상업화 전환점에 서 있었다. 현실적으로, 큐비트의 양적 확장만으로 모든 난제가 풀릴 수 없음에도 아이온큐는 이번 결단으로 또 한 번 업계의 중심에 섰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실용적 양자컴퓨터는 20년은 더 필요하다”고 단언한 직후 주가가 39% 폭락했던 아이온큐는 그 기억을 뒤로하고, 지난 1년 간 무려 400% 주가 상승을 이뤄냈다. 현재 시가총액 99억2천620만 달러, 올해 매출 전망은 7천500만에서 9천500만 달러에 이른다.

 

옥스퍼드아이오닉스와의 화학적 결합 이후, 기술력의 속도전과 신뢰도의 제고 여부가 양자컴퓨팅 생태계 전체에 긴 파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양자컴퓨팅계의 엔비디아가 되겠다”는 아이온큐의 포부에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냈다. 양자의 불확실성만큼이나 불투명한 실현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미국과 영국이라는 두 기술 강국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산업 패권의 첫 단추가 끼워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인수를 두고 복잡한 이해와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내 주요 IT기업들과 투자자들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 심화될 것”이라 내다봤으며, 유럽 현장에선 영국의 과학기술 역량과 미국 자본의 결집이 양쪽 대륙의 패권 구도를 재편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주요 ICT 국가들 또한 미래 파트너십 전략을 모색 중이다.

 

규제 당국의 승인, 실제 큐비트 상용화의 벽, 그리고 연구개발의 성과가 얼마나 신속하게 모멘텀으로 이어질지, 향후 몇 달이 국제 ICT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결정적 시간으로 남을 전망이다. 아이온큐와 옥스퍼드아이오닉스가 만들어낼 신세계, 그리고 그 여정에서 맞이할 도전들이 지금, 숨 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김태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아이온큐#옥스퍼드아이오닉스#양자컴퓨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