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통한 도핑 판정”…이사오라 티뷔, CAS서 눈물의 무죄→파리올림픽 청신호
무심코 닿은 한 번의 키스가 인생 전체를 위협했던 시간, 이사오라 티뷔는 과학과 침착한 해명을 무기로 오명을 벗었다. 징계의 그림자 아래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용기와 투명함은 결국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따뜻한 판정으로 되돌아왔다. 이제 티뷔는 코트 위에서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뛸 자격을 얻었다.
7일 현지시간, 스포츠중재재판소는 세계반도핑기구가 프랑스 펜싱 선수 이사오라 티뷔와 국제펜싱연맹을 상대로 제기한 항소를 공식 기각했다. 이로써 2023년 1월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 오스타린 양성 반응을 보였던 티뷔는 무혐의 판정을 받아들게 됐다.

앞서 티뷔는 2022년 세계선수권 여자 플뢰레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준우승 후인 이듬해 도핑 검사 결과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돼 FIE 도핑 징계위원회로부터 조사받았다. 티뷔는 자신의 약물 반응이 미국 선수이자 파트너인 레이스 임보든과의 키스에서 발생한 타액 전이 때문이라고 호소했으며, FIE에서도 지난해 6월 ‘과실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다.
세계반도핑기구는 이 해명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티뷔에 4년 자격 정지를 청구하고 CAS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올해 3월부터 이어진 심리는 치열하게 진행됐다. 결국 CAS는 “티뷔의 오스타린 검출은 고의가 아니었고, 과학적으로 임보든이 복용한 오스타린 용량이 실제로 타액을 통해 타인에게 전달될 수 있다”며 근거를 명확히 밝혔다. 또한 임보든의 복용 시기와 9일간 누적 오염 사실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돼 티뷔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 사례는 2009년 프랑스 테니스 선수 리샤르 가스케가 나이트클럽의 키스를 원인으로 코카인 양성 반응을 면제받았던 일과 비교되며,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티뷔는 이번 판정으로 향후 국제대회 출전 자격을 보장받게 됐다. 프랑스 여자 펜싱 대표팀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기존 전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으며, 선수단 전체에도 안도와 희망이 번졌다.
결국 티뷔와 대표팀은 올여름 파리올림픽을 조용하지만 묵직한 각오로 준비한다. 어떤 오해와 논란도 과학과 진실 앞에서는 허물어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순간이었다. 프랑스 펜싱의 도전기는 남은 월드컵 일정을 거쳐, 곧 파리올림픽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