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뒤에도 웃음은 남는다”…최홍일·손병호, 진짜 동료애→해프닝의 연대기
소주 잔이 기울어질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났다. 유튜브 채널 ‘AZ짱 손병호’에서는 배우 최홍일, 손병호, 김명국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무게감 있는 삶의 농담과 촘촘한 동료애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여운을 동시에 건넸다.
최홍일이 “다음 주에 또 죽는다”고 너스레를 떨자, 손병호와 김명국도 자신의 드라마 속 죽음을 거침없이 떠올렸다. 죽는 장면을 반복해 연기했던 시간과 인생을 그들은 유쾌하게 농으로 풀어낸다. “나도 드라마 ‘귀궁’에서 죽었다”, “아빠는 이렇게 죽으면서 돈 버는 거야”라는 대사는 오랜 경력 속에 켜켜이 쌓인 내공과 평온함을 보여준다.

배역에 대한 대보에 이어, 각 배우가 맡아온 캐릭터의 결도 언급됐다. 손병호가 “넌 사극에서 장군 역을 자주 했다”고 짚자 김명국은 “포졸은 한 번도 안 해봤다”고 말했고, 손병호 역시 “삼정승 아래로 내려간 적 없다”며 특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홍일에게 “포졸 해봤냐”는 질문에 “죽는 것만 한다”는 익살스러운 응답이 더해지며 세 명의 배우는 자신만의 연기 인생을 담담하게, 그러나 환한 미소로 풀어냈다.
이들은 주조연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때로는 죽음마저도 유쾌하게 전환하는 모습으로 관록의 무게와 동료애를 더했다. 진지함과 농담이 오가며, 대사 뒤에 숨은 진정성까지 스며드는 이들의 대화는 마치 한 편의 무대 같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호구형’이라는 별명이 붙은 최홍일의 존재감이다. 2023년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에서 보여준 정석우 역은 필리핀 카지노 거물 차무식에 의해 전 재산을 잃는 약자의 모습, 현실과 드라마가 겹치는 리얼리티로 폭넓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이번 ‘AZ짱 손병호’에서는 그 현실감 있는 연기와 완전히 다른,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인간 최홍일의 진면목이 다시 빛을 발했다.
수십 년간 각자 주어진 배역, 때로는 죽음을 맞는 인생을 받아들이며 견뎌온 배우들. 그들이 삶과 연기의 경계에서 서로를 껴안고, 농담과 진지함을 주고받았던 소중한 순간들은 시청자들에게도 잊지 못할 울림을 남겼다. ‘AZ짱 손병호’는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 중이며, 다시 만난 세 명의 배우가 웃음과 연대, 그리고 인생의 진짜 무게를 세상에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