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미·중 협상 긴장 속 고용 충격”…트럼프 압박에 연준 동요→국채·기술주 방향성 주목
미국 뉴욕 한복판, 장대한 금빛의 월가와 은색 전광판이 어둠을 뚫고 번쩍이던 이른 여름 저녁, 시장은 오래간만에 숨을 고르는 듯 숨죽인 채 마감했다. 세계를 무대로 수많은 자본과 감정이 오가는 이 도시는, 오늘도 새로운 갈림길 앞에서 조용히 그 의미를 되새겼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91.90포인트 하락한 42,427.74에, S&P500지수는 근소하게 올라 5,970.81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9,460.49에 마감하며 혼조의 파장을 남겼다. 시장을 뒤흔드는 동력은, 더 이상 예측 가능한 것들의 안온함이 아닌, 불안과 우려, 그리고 국제적 긴장이었다.

이날 공개된 5월 ADP 전미 고용보고서는 민간 고용 증가폭이 3만7천 명에 그쳐 2023년 3월 이래 최저치를 새로운 기록으로 남겼다. 시장의 기대치인 11만5천 명과는 너무도 먼 거리였다. 미국 노동시장, 그 끈질긴 생명력이 비로소 느려지는 듯했고, 이는 조용하지만 확고한 충격파로 전해졌다. 서비스업마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9로 추락하며 1년여 만에 위축 신호를 드러내어, 경제 전반에 드리우는 먹구름은 더욱 짙어졌다.
그 긴장 틈 사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상은 매우 험난하다”는 냉정한 언급으로 미·중 간 기류에 다시금 냉기를 더했다. 실제로 미·중 정상이 다시 마주할 협상 테이블은 단단한 경계심을 품은 채 준비되고 있으며, 국제사회도 그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이 불안의 밤,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직면했다. 트럼프는 “파월 의장은 이제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직접 주문을 외쳤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선 7월 연방기금금리 동결 가능성이 70% 가까이로 낮아졌다. 그리고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75bp 인하될 확률은 한층 높아져 불확실성은 시장을 매섭게 흔들었다.
이런 경제의 골짜기 속에서도 주요 기술주는 각자의 운명을 달리했다. 메타플랫폼스가 3% 넘게 반등한 반면, 테슬라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급락 곡선을 그렸다. 반면, 넷플릭스는 새로운 정상에 닿았고, 업종별로도 에너지·유틸리티는 약세, 통신서비스만 홀로 견고히 올랐다. 금융시장을 가르는 이 미묘한 줄타기는, 또 다시 국제적 투자자와 국내 기업인들의 긴장 어린 눈빛을 모았다.
연준의 베이지북에서도 “모든 지역에서 경제·정책 불확실성은 높았고, 가계·기업 모두 신중함을 선택했다”는 보고가 전해졌다. 캐나다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각국 통화정책이 수면 아래 물살을 가르는 조용한 전쟁임을 상기시켰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지수의 숨 고르기, 즉 ‘박스권’ 장세를 점쳤다. 그들의 예측처럼, 미래는 예측의 경계를 슬며시 허무는 안갯빛 그늘 속에 있다. 미국의 경제 구름이 짙어질 때마다 세계 금융선은 작은 떨림에도 흔들렸고,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역시 이 물결 앞에서 각자의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오늘, 침묵에 가까운 혼조와 긴장 속에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여린 다리 위에서 그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