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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H1·2 동시 저해로 내성 돌파”…한미약품, 혁신 항암신약 경쟁 가속
IT/바이오

“EZH1·2 동시 저해로 내성 돌파”…한미약품, 혁신 항암신약 경쟁 가속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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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H1과 EZH2 이중저해 기술이 차세대 항암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한미약품이 발표한 혁신 신약 ‘HM97662’는 기존 EZH2 선택적 저해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할 가능성이 제시돼, 글로벌 항암 신약 개발 경쟁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제18회 국제림프종학회(ICML 2025)에서 ‘EZH1/2 이중저해제’ HM97662의 비임상 혈액암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HM97662는 표적 단백질인 EZH1과 EZH2를 동시에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항암 후보물질로, 기존 EZH2 저해제 대비 우수한 항암 효능과 내성 극복력을 보유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EZH1·EZH2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핵심 효소로, 암세포의 증식 및 분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다. HM97662는 ‘폴리콤 억제 복합체 2(PRC2)’의 기능을 이원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암 유발 신호 차단 효율을 크게 높였다. 특히 기존 약물이 EZH2만 독점적으로 억제할 때 EZH1 단백질이 보상적으로 활성화돼 내성이 생기는 한계를, 이중 저해로 보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연구 결과, HM97662는 표적 항암제 타제메토스타트(타즈베릭)보다 B세포 림프종과 다발성 골수종 모델에서 H3K27me3 신호 차단 효과가 더 강력하게 나타났다. 용량 의존적이고 일관된 종양 성장 억제력을 입증함으로써, 실제 항암 효능이 비임상 단계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내성 유도 세포주 및 동물 모델 실험에서도 EZH1의 보상적 발현이 확인됐고, 이 역시 HM97662 단독 투여만으로도 억제 가능했다.

 

이러한 이중 저해 전략은 아직 글로벌 시장서 본격 상용화된 전례가 드물다. 미국, 일본 등에서도 EZH2 단일 저해제를 기반으로 하는 항암제 제품화 경쟁이 이어지고 있으나, 장기 투여 시 내성 및 효능 저하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HM97662의 사례는 경쟁사 대비 기술적 진입 장벽을 넘어선 시도로 평가받는다.

 

한미약품은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전이성 고형암 환자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안전성·내약성 등 인체 내 유효성을 검증 중이며, 글로벌 규제기관 허가를 통해 시장 진출까지 단계를 밟고 있다. 업계는 올해 10월 유럽종양학회(ESMO 2025) 발표가 상업화·후속 파이프라인 확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영수 한미약품 ONCO임상팀 이사는 “이번 국제림프종학회에서 HM97662의 내성 극복 가능성과 효능 차별성을 입증했다”며 “향후 결과가 신약개발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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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hm97662#ezh1/2이중저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