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8번홀 극적 승부”…현필식, 첫 KPGA 챔피언스 정상→54세의 집념
잔잔한 바람과 멈추지 않는 긴장감이 뒤섞인 전북 고창 CC 비치 블루코스 18번 홀, 현필식의 손끝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순간 팬들의 숨소리마저 잦아들었다. 마침내 굳은 다짐으로 시선을 모은 현필식은 마지막 연장전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인생 첫 KPGA 챔피언스 투어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손에 쥐었다. 2022년 시니어 무대에 도전한 만 54세 현필식에게 이 날의 승리는 오랜 기다림과 집념의 결과였다.
14일 열린 KPGA 레전드 클래식 4는 파72, 6천866야드를 자랑하는 코스에서 벌어진 치열한 승부였다. 총상금 1억5천만원이 걸린 대회에서 시니어 선수들의 기량이 집약됐다. 현필식은 최종 2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4개로 이븐파 72타를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 결과, 최종 합계 7언더파 137타로 김정국, 박남신과 더불어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승부의 향방은 결국 18번 홀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갈렸다. 현필식이 침착한 버디로 파에 그친 김정국과 더블보기를 기록한 박남신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현필식은 강한 정신력과 흔들림 없는 기술로 후배들과 현장 응원단의 박수를 동시에 받았다.
이번 우승은 현필식에게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로 남았다. KPGA 준회원 자격을 얻은 2014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온 선수 생활의 굳은 뿌리가 드디어 꽃을 피웠다. 소감에서 현필식은 "아내와 친구 강두원, 그리고 제주프로골프회의 지원에 감사한다"고 밝히며, 시니어 무대에 새 바람을 예고했다. 동시에 우승 상금 2천400만원이라는 현실적인 보상도 챔피언의 기쁨을 더했다.
2022년 KPGA 챔피언스 투어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현필식은 2년 만에 시니어 필드 정상에 오르는 남다른 여정을 그려냈다. 이 우승으로 다가올 시즌 역시 그를 향한 기대와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갤러리의 조용한 감동과 선수 주변에 멈춰 선 시간, 54세 골퍼의 우승 드라마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KPGA 챔피언스 투어의 힘과 의미가 다시 한 번 되새겨진 이번 레전드 클래식 4의 감동 서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