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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롤러, 오현규 마무리”…한국, 쿠웨이트 4:0 완파→월드컵 본선행 무패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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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롤러, 오현규 마무리”…한국, 쿠웨이트 4:0 완파→월드컵 본선행 무패 질주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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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에 퍼진 함성은 빗방울처럼 쏟아졌다. 대표팀의 마지막 홈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눈빛엔 각오와 설렘이 교차했다. 고요한 그라운드 위, 이강인이 만들어낸 기세와 오현규의 뚝심이 낯선 긴장감을 빠르게 몰아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쿠웨이트를 상대로 4대 0 완승을 거두며 아시아 3차 예선을 찬란하게 마무리했다. 무패 본선행이 어느 해보다 뜨겁게 와 닿은 밤이었다.

 

전반 30분, 선제골의 순간은 의외의 방향에서 완성됐다. 페널티 박스 안에 날아든 전진우의 슛이 쿠웨이트 수비수의 허벅지에 맞으며 자책골로 기록됐다. 하지만 찬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전 초반, 배준호가 골문 앞에 찔러준 공을 이강인이 왼발로 마무리하며 두 번째 골을 완성했다. 이어진 전개 속에서 배준호의 헤더 패스를 오현규가 단숨에 골로 연결, 점수는 3대 0까지 달아올랐다. 기술과 집중력이 빚어낸 장면이었다.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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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카드 역시 빛을 발했다. 69분, 이재성과 박승욱의 투입으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이재성은 투입 직후 혼전 상황에서 추가 골을 터뜨리며 베테랑의 관록을 증명했다. 경기 막판 손흥민, 양현준, 황희찬까지 차례로 투입돼 그라운드 위 응집력이 한층 탄탄해졌고, 쿠웨이트는 끝내 1골도 만회하지 못했다.

 

경기 전체를 통틀어 한국은 74%의 볼 점유율을 보였다. 슈팅 수에서는 25개, 유효슈팅 8개로 쿠웨이트(6개 슈팅, 유효슈팅 0회)를 압도했다. 한 장의 기록표가 증명하듯, 이번 승리는 숫자와 장면 모두에서 완성된 결과다. 대표팀은 6승 4무, 득점 20점, 실점 7점, 승점 22점을 기록하며 조 1위로 3차 예선을 통과했다.

 

16년 만에 무패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도 묵직하다. 아직 요르단-이라크, 팔레스타인-오만전이 남아 있지만, 이미 조 1위를 확정 지은 대표팀은 이제 E-1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26년 6월, 캐나다와 멕시코, 미국의 16개 도시에서 펼쳐질 꿈의 무대에 다시 한 번 태극전사의 이름이 새겨진다.

 

경기장의 열기와 함성은 오래도록 가라앉지 않았다. 공을 따라 숨죽였던 시간, 서로를 믿으며 땀을 흘린 이름들. 이 기록은 2026년 6월 11일부터 펼쳐질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시간의 일부로 남는다. 대표팀의 새로운 서사는 KFA를 통해, 그리고 다가오는 E-1 챔피언십과 함께 찬찬히 이어질 예정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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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오현규#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