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 솔루션 해외 본격화”…루닛, 상반기 매출 신기록에 미치는 파장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이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매출 판도를 빠르게 흔들고 있다. 의료 AI 기업 루닛이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370억77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3.5% 증가한 반기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92%에 달했고, 기존 국내 중심 매출 구조에서 글로벌 시장 확장 단계로 본격 진입했다는 점이 업계에 파장을 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를 ‘AI 의료 솔루션의 상업화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루닛의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핵심은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가속화와 고마진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의 약진이다. 유방암 검진용 통합 AI 솔루션 ‘세컨드리드AI’는 미국 현지 출시 후 유료 전환율을 빠르게 높였고, 3D 유방촬영술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 역시 자회사 볼파라(Volpara) 네트워크를 통한 교차 판매 전략이 북미 시장 확장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동시에 AI 기반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도 글로벌 제약사 중심의 임상연구 파트너십을 늘린 결과, 매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91%에 달했다.

루닛의 AI 기술은 암 조기 진단, 영상 판독과 바이오마커 분석까지 커버되는 것이 특징이다. 딥러닝 기반 이미지 해석과 임상적 유의성 검증 노하우가 결합되며, 병의 진행과 환자 상태를 정밀하게 판독한다. 타사 대비 자가학습, 대량 데이터를 통한 판독 정확도가 높고, 3D 유방촬영 등 고도화 기술에서 글로벌 상위권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 중에서는 드물게 북미, 유럽을 동시 공략하며 기술 상용화를 빠르게 실현하고 있다.
시장 맥락에서 루닛 솔루션은 병원·건강검진센터의 판독 효율화와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임상 프로세스 혁신에 동시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 미국, 유럽 대형 의료기관의 도입이 확대되고, 글로벌 제약사 연구 분석 의뢰 건수도 증가세다. 상반기 국내 매출 비중은 줄었으나, 각국 헬스케어 수요자 입장에서 AI 판독 결과의 신뢰성과 효율성이 인정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 의료 AI 시장에서는 미국의 iCAD, 호주의 Volpara 등과 경쟁이 본격화된 구도다. 루닛은 볼파라와의 협업, 단기 내 미국 시장 내 결제 시스템 적응 등으로 ‘상업화 속도’에서 비교우위를 확보 중이다. 또한 FDA 허가, 미국 보험 청구 코드 등 주요 규제·인증을 사전에 획득하며 진입 장벽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전략이 돋보인다. 최근 영업손실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해외 제조사 대비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범위, AI 진료 서비스의 비급여 확대 등 규제와 결제 구조 변동이 시장 확대의 변수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각국의 의료 데이터 규제 준수와 AI 판독 소프트웨어(SaMD)의 임상 효과 입증, 보험 수가 인정 등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신제품 추가와 미국 시장에서의 대형 계약이 실현될 경우 연간 성장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루닛의 사업모델 실증은 의료 AI 산업의 사업화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실적과 성장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