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회장 줄소환”…특검, 주가조작·김건희 연관성 수사 속도
정치권을 뒤흔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싸고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이 맞붙었다. 김건희 여사 연관설이 불거진 가운데, 수사팀이 핵심 피의자들을 공개 소환하며 사안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다. 법적 공방과 여론 한가운데서 수사 진행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특검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삼부토건 이일준 현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집중 조사에 나선다. 이번 조사는 삼부토건 주가급등과 투자자 기만 의혹, 그리고 김건희 여사와의 연계설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일준 회장은 2023년 2월 자신이 보유한 화장품업체 디와이디 등을 통해 조성옥 전 회장이 소유한 삼부토건 지분을 인수하며 대주주에 올랐다. 삼부토건 측은 그해 5월 유라시아경제인협회가 폴란드에서 개최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의 업무협약 추진 등으로 투자자를 현혹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후, 보유 지분을 처분해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특검은 전·현직 경영진 모두의 관여 여부를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그러나 조성옥 전 회장은 한 매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개최되기 석 달 전인 2023년 2월 이미 회사를 이 회장에게 넘겼다"며 자신의 연루 가능성을 일축했다. 나아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로 주목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의 관계도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직전 메신저 단톡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정황이 포착돼 시세조정 연루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또한 라임 사태로 복역 중인 조 전 회장의 아들이 서울구치소에 더 머물 수 있는 로비를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 같은 로비 의혹을 계기로 조 전 회장이 이 전 대표를 통해 김건희 여사와도 연결됐다는 설까지 얹혀, 관련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수사의 진척에 따라 여야 간 정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민중기 특검팀은 같은 날 삼부토건 오일록 대표와 정창래 전 대표도 소환 조사, 삼부 주가조작 의혹 실체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특검팀은 확보된 진술과 자료를 바탕으로 김건희 여사 연관성 및 다른 연루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 방향에 따라 여야 간 파장과 책임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추가 참고인 조사 등으로 사실관계를 가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주가조작 의혹의 전모가 어디까지 드러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