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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완화 신호에 미국 증시 급등”…엔비디아 실적 고공행진→기술주 투자 열기 고조
국제

“관세 완화 신호에 미국 증시 급등”…엔비디아 실적 고공행진→기술주 투자 열기 고조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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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금융가의 이른 아침, 빛나는 스카이라인을 스치는 봄바람은 시장에 새로운 긴장과 설렘을 가져온다. 5월 29일, 월스트리트가 숨죽인 채 바라보던 관세 정책이 예기치 않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미국 연방 국제통상법원의 ‘상호주의 관세’ 무효 판결은 매서웠던 무역전쟁의 한 페이지를 넘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이와 맞물린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호조 소식은,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기대감으로 월가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장 개장과 동시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잠시 망설이다 82.48포인트 오른 42,181.18을 기록했고, ‘S&P500’은 39.83포인트 상승한 5,928.38로 나아갔다. ‘나스닥’의 질주는 더욱 두드러졌다. 208.66포인트 치솟은 19,309.59는 투자자들의 열기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뉴욕증시, 관세 정책 완화 기대에 상승…엔비디아 1분기 실적 호조
뉴욕증시, 관세 정책 완화 기대에 상승…엔비디아 1분기 실적 호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입한 상호주의 관세 정책에 대해 법원이 권한의 경계를 분명히 그은 이번 판결은, 정치와 경제의 긴장 선이 새롭게 조정되는 현장이다. 트럼프의 관세 역조 정책은 무역전선에서 돌풍을 불러일으켰으나, 법의 엄정함 앞에서 그 효력은 빛을 잃었다. 이 같은 전개는 최근 관세 부담으로 신음하던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한숨 돌릴 틈을 제공했다. 금융시장은 지난달 관세 변화로 큰 변동성을 경험했으나, 정책 완화 기대감이 증시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그레닛베이 웰스 매니지먼트의 폴 스탠리 CIO는 “관세 긴장과 정책의 완화가 맞물리며, 시장의 온도를 부드럽게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날 증시의 주연은 단연 엔비디아였다.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의 예상을 거뜬히 뛰어넘는 결과를 보였다. AI 혁명의 한가운데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73% 성장하며, ‘기술주 랠리’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메인스트리트 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CIO는 “엔비디아는 개별 기업을 넘어 전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거인”이라고 평하며, AI 기대감에 숨어 있던 투자 심리가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4%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고, 임의소비재·부동산도 0.9%씩 올라 분위기를 덧칠했다. 그와 달리 필수소비재, 산업 부문은 각각 0.2% 하락해 복합적 흐름을 남겼다. 종목별 온도차 역시 뚜렷했다. ‘엘프 뷰티’는 스킨케어 신사업과 호실적이 겹쳐 29% 급등했고, ‘베스트바이’는 관세 부담으로 연간 지침치를 하향하며 6% 주가가 흔들렸다. ‘HP’의 실적 부진은 주가를 8% 밀어냈다.

 

유럽 증시는 흐릿한 안개 너머로 엇갈림을 드러냈다. ‘유로스톡스50’과 ‘프랑스 CAC40’이 소폭 올랐으나, ‘독일 DAX’, ‘영국 FTSE’는 내림세를 피하지 못했다. 각국 경제가 저마다의 고민과 해법을 모색하는 풍경이다.

 

국제 유가는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94% 내린 배럴당 61.26달러, 브렌트유 7월물은 0.89% 빠진 64.32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경기에 반영된 불확실성을 노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미 연방 국제통상법원의 관세 판결과 세계 반도체·신산업 기업들의 실적이 주가 흐름을 견인할 것으로 진단한다. 무역 정책의 변화와 기술주 실적의 향방, 그리고 글로벌 경기의 숨은 변수까지—월가는 다시 한 번 조용한 긴장과 설렘 속에서, 내일을 향한 긴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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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엔비디아#관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