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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희, 깊어진 사계절의 숨결”…‘우후’로 빚은 여름 황홀→음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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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희, 깊어진 사계절의 숨결”…‘우후’로 빚은 여름 황홀→음악계 긴장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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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전진희가 음악으로 풀어낸 사계절의 흐름이 깊은 여운을 안겼다. 새 앨범 ‘우후’는 각 계절의 감각과 바람, 삶의 미묘한 층위를 하나의 서정으로 풀어내며 여름밤의 황홀함을 진하게 그려냈다. 한 곡, 한 곡에서 비 온 뒤 맑음의 청량함과 가을, 겨울의 무게까지 섬세하게 담기며, 리스너들은 삶과 계절의 숨결을 함께 느꼈다.

 

전진희의 이번 앨범이 완성되기까지는 끊임없는 현악기에 대한 탐구가 밑거름이 됐다. 퀄텟 연주에서 마주한 직접적 감정과 질감, 그리고 동료 뮤지션들의 추천으로 아오바 이치코와의 인연이 뚜렷한 한 획을 그었다. 그는 일본 싱어송라이터 아오바 이치코의 런던 라이브를 깊이 들은 후, 우메바야시 다로 프로듀서와의 협업을 전격적으로 결정했고, 이러한 도전은 곡의 결을 풍부하게 확장시켰다.

“전진희, 숨결 따라 흐른 사계절”…‘雨後’로 그려낸 여름의 황홀→음악계 기대
“전진희, 숨결 따라 흐른 사계절”…‘雨後’로 그려낸 여름의 황홀→음악계 기대

편곡 과정 역시 치밀함이 베어났다. ‘우후’의 꽃이 피어나는 장면, ‘여린 빛’의 예배당과 같은 구체적 이미지는 곡 마다 현악기와 따뜻한 건반 소리로 살아 숨 쉬었다. 아침 산책 시간마다 전진희는 데모를 들어보며 음악 안에 녹여진 현악기의 새로운 시선을 발견했고, 윤정오 엔지니어와 함께 작업한 건반 레이어는 한층 입체적인 공간감을 완성했다.

 

이번 앨범의 공간성은 무대에서도 특별한 공감각으로 연결됐다. 서울대 폐공간 리사이틀에서 펼쳐진 공연, 층고 높은 공간이 대성당과 같은 울림을 자아냈다. 싱어송라이터 요조도 ‘공간이 보였다’며 찬사를 보냈고, 현장에서 만난 감각적인 순간들은 앨범 후반 라이브 트랙으로 이어졌다. 전진희는 ‘스튜디오와는 또 다른 진동이 음반의 계절을 조용히 마무리했다’며 공연의 행복감을 전했다.

 

앨범 타이틀 ‘우후’에는 절친 강아솔의 아이디어와, ‘주술회전’ 속 장면에서 받은 영감, 곡 속에 진하게 배인 비 온 뒤의 풍경이 어우러져 있다. 전작 ‘브리딩’ 시리즈가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담았다면, ‘우후’에서는 계절 그 자체가 능동적으로 호흡한다. 2년에 걸친 창작의 시간을 거쳐, 한 장의 음반 속에 사계절의 넓은 결이 펼쳐졌다.

 

전진희의 음악적 확장력은 ‘여름밤에 우리(Feat. Wave To Earth)’에서도 돋보인다. 청량하면서도 깊은 여름의 감성을 독특하게 표현해, 청자들에게 잊지 못할 감정의 파문을 남겼다. 그는 실용음악과 학생들 사이에서도 롤모델로 손꼽히며, 강아솔·박지윤 등 다양한 뮤지션의 프로듀서로서도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숨의 뮤지션’이라는 별칭에 대해 전진희는 호흡과 여백, 그것이 자신이 표현하고픈 음악의 본질이라 말한다. 끊임없이 창작을 이어가는 원동력에 대해 ‘멈추지 않는 병에 걸린 셈’이라며 특유의 유쾌함을 보이기도 한다. 동료들은 그가 남긴 사계절의 깊이를 경의롭게 바라보고, 리스너들 또한 계절마다 새로운 감상을 찾아간다.

 

전진희는 앞으로도 인디 음악 신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각 계절의 생명력, 살아 움직이는 여름의 황홀함, 비 온 뒤 세상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을 음악으로 남기고자 한다. 새 앨범 ‘우후’는 오후 햇살처럼 따뜻한 생명력과, 청취자들에게 이어질 깊은 여운을 품고 있다. 전진희의 다채로운 무대와 활동은 음악계에서 오랫동안 회자될 전망이다.

 

여름밤을 적시는 전진희의 새 앨범 ‘우후(雨後)’는 각 계절의 이야기를 내포하며, 사계절의 감동을 다른 빛깔로 전할 예정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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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희#우후#여름밤에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