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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북 방송 이달 들어 전면 중단”…대북 화해 제스처 주목
정치

“국정원 대북 방송 이달 들어 전면 중단”…대북 화해 제스처 주목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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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오랜 기간 운영해 온 대북 라디오 및 TV 방송 송출이 7월 들어 일제히 중단된 사실이 드러나며, 대북 관계를 둘러싼 정치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북 라디오 방송 활동가들은 북한 사회에 외부 정보를 제공해 온 인민의 소리, 희망의 메아리 등 주요 방송 채널들이 최근 모두 송출을 멈췄다고 전했다. 

 

국민통일방송 이광백 대표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정원의 대북 라디오 방송 채널들이 이달 들어 잇따라 송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 역시 “1980년대부터 방송한 인민의소리, 오래된 희망의메아리 등 국정원 대북 라디오가 더는 송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북 TV 역시 최근 중단된 것으로 활동가들 사이에 보고됐다. 국정원은 대북 라디오·TV 중단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번 방송 송출 중단은 역대 정권마다 대북 채널의 색채 변화는 있었으나, 수십 년간 유지되던 국정원 주도 방송이 중단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관계자들은 대북 방송이 대체로 한국사회의 장점 소개, 북한 체제 비판 정보를 주로 담아왔으나, 최근의 일괄적 중단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정책적 제스처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북 민간단체 및 업계에서는 강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광백 대표는 “방송 내용은 정권에 따라 다소 달라졌으나, 송출 자체가 중단된 적은 없었다”며 “평화와 공존의 내용을 담더라도 북한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단속에 이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인도 협력, 체육·문화·종교 교류 등 북측의 호응을 유도할 수 있는 의제를 다양화하는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개별 북한관광’도 거론되고 있다. 대북 개별관광은 북한이 외국인 유치와 관광지 개발에 힘을 쏟는 현 상황과 맞물리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에서 벗어난다는 점이 부각된다.  

 

그러나 한국과 적대적 2국가 체제임을 강조하는 북한이 이에 호응할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이 존재하고, 개별관광이 실현될 경우 북한 재정에 직접 현금이 유입되는 만큼 미국 등 우방국과의 조율 역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북 방송 중단 조치가 향후 남북관계 회복과 긴장 완화 정책의 신호탄이 될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될 전망이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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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재명#대북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