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추락의 밤”…한국 여자배구, 강등 위기→잔류 위한 총력전 시동
좌절의 끝자락에서 시작된 희망의 싸움이었다. 관중의 뜨거운 응원과 함께 지바 경기장에 선 한국 여자배구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폴란드를 상대로 치른 3주 차 첫 경기에서 첫 세트를 25-18로 잡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나 끝내 흐름을 지키지 못하고 1-3(25-18, 20-25, 17-25, 22-25) 역전패를 당한 밤, 대표팀은 1승 8패라는 성적으로 VNL 최하위에 자리했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지휘한 이날 경기는 체코를 제압한 세르비아와 태국의 선전 속에서 부담이 더욱 커졌다. 한국은 승점 4로 18개 팀 중 18위가 됐고, 세르비아(승점 8), 태국(승점 5)에 모두 밀려 강등 위기를 맞았다. 이번 대회 최하위는 내년 VNL 출전권이 박탈되는 점에서, 남은 경기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2주 차 캐나다전에서 얻었던 값진 1승도 체코, 도미니카공화국을 만나며 두 번의 2-3 패배로 잔류 희망을 키우지는 못했다. 실질적으로 남은 세 경기, 일본·불가리아·프랑스를 상대로 최소 1승이 필요하다. 세계 5위의 강호 일본과, 시즌 전력상 상승세를 보이는 프랑스 등 쉽지 않은 상대들을 앞두고, 모랄레스 감독은 불가리아·프랑스전에서의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폴란드전에서 강소휘(한국도로공사)와 이선우(정관장)가 좌우 공격을 이끌었지만, 수비와 리시브에서 아쉬움을 노출하며 세트 흐름이 계속 흔들렸다. 상대의 강한 서브와 변칙 전술에 흔들릴 때마다 선수단은 과감한 공격으로 응수했으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실점이 겹치며 결국 세 세트를 연속으로 내주고 말았다.
대표팀은 올 시즌 브라질, 중국, 네덜란드, 세르비아, 태국과는 대결을 벌이지 않는다. 지난해 두 번의 승리를 안겼던 태국과 프랑스 중 올해 남은 프랑스전이 잔류 희망의 분수령이다. 프랑스는 현재 3승 6패, 11위를 기록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한 모습이다. 한국은 프랑스와의 최종전에 올인하는 각오로 세트 플레이와 조직력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의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한 잔여 일정에서 선수단은 "강등만큼은 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지바의 밤을 가르는 선수들의 투지와, 관중의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염원이 교차하는 순간들 속에서, 한국 여자배구의 잔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일본, 불가리아, 프랑스전을 앞두고 절체절명의 싸움을 준비하는 대표팀의 모습은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시즌 내내 흔들렸던 자신감을 되찾아,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걸고 코트 위에 선 한국 여자배구의 이야기는 7월 13일부터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