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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 빛 사이 그늘진 오후에 머물다”…고요한 울림→일상의 균열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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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을 가르는 햇살 아래 김필의 모습이 한층 고요하게 스며들었다. 예민하게 스며드는 빛과 그 빛을 따라 드리운 그림자가 겹쳐진 자리, 김필은 잔잔한 검정 맨투맨을 입고 느릿한 감상 속에 앉아 있었다. 자신의 어깨에 내려앉은 서늘한 기운과 따뜻한 가을빛은 절묘하게 맞닿아, 반복되는 일상에 피로함과 고독이 고즈넉한 순간에 응축됐다.
김필은 슬림한 가죽 시계를 손목에 감고, 모던한 벽면 아래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눈빛으로 먼 곳을 응시했다.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앞머리는 그날의 자유로운 공기를 품었고, 차분한 모습은 깊은 사유와 감정의 온도를 동시에 품어냈다. 그가 자신의 사진과 함께 남긴 “지겹도록 반복되는 시간 속에 머물며,”라는 한 문장은 낯익은 일상에 찾아온 고독과 무게를 간결하면서도 담담하게 드러냈다. 마치 자신과 팬 모두에게 스스로를 되묻게 하는, 깊은 안부 같았다.

사진이 공개되자 팬들은 김필이 전한 침묵의 온기에 응답했다. “지친 하루에 작은 휴식이 돼주는 사진”이라며 마음을 내려놓는 이들이 있었고, “특유의 깊은 눈빛에 마음이 잔잔해진다”는 격려도 뒤따랐다. 또 다른 팬들은 반복과 익숙함 속에서도 빛나는 존재임을 다시 확인했다며 감동을 전했다.
김필이 건넨 가을빛 한 장면은, 변함없는 일상 속 작은 균열이 되고 있다. 변주와 정적이 교차하는 순간, 그가 음악과 감성의 경계에서 보여준 새로운 표정은 근황을 기다렸던 팬들에게도 따뜻한 위로로 남았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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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인스타그램#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