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2일 역대급 이른 장마”…북태평양고기압 영향 커진다→전국 장맛비 시기 주목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12일부터 제주도에 내리기 시작한다.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앞선 이른 장마다.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제주에는 올해 세 번째로 빠른 장마가 기록될 전망이다. 움직임이 더뎠던 북태평양고기압이 갑작스레 세력을 넓히며, 장마의 얼굴을 올해도 빠르게 드러내는 셈이다. 중부와 남부는 아직 명확한 장마에 진입하진 않았지만, 제주에서 시작된 비구름은 이틀 만에 남부와 충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4일 무렵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아, 일상의 풍경 역시 바뀔 예정이다.
정체전선은 현재 제주 남쪽 200~300킬로미터 해상에서 머물고 있으며,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에 밀려 점차 한반도로 접근 중이다. 13일까지 제주에는 20에서 60밀리미터, 최대 80밀리미터 이상의 비가 예상된다. 광주와 전남, 부산·경남 남해안에는 10에서 40밀리미터, 그 외 울산, 전북, 대구·경북, 충청 지역도 5에서 30밀리미터 비가 예보됐다. 14일에는 수도권과 강원지역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나, 밤부터는 그칠 전망이다.

다만 공식적인 ‘장마’ 선언은 제주를 제외한 중부와 남부에서는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마란 정체전선이 원인임이 뚜렷해야 하고, 일시적인 강수만으로 규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전국 장맛비의 시작 시점을 두고 기상청도 주의 깊게 장기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14일 이후 15일과 16일에는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며, 대기 불안정이 심해진다. 여기에 북서태평양에서 태풍 ‘우딥’이 중국 남부로 이동하면서, 비구름에 추가 수분을 공급할 수도 있다. 태풍에서 발생하는 풍부한 수증기는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15~16일 강수량 증가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태풍 우딥은 올해 첫 태풍으로, 기상관측 이래 다섯 번째로 늦게 나타난 사례다.
17일부터 북쪽의 차가운 기압골이 내려오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나고, 정체전선은 다시 제주 남쪽 해상으로 내려간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장맛비는 일시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19일 이후에는 정체전선이 다시 북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남부와 중부지방도 본격적인 장마에 접어들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장마철이라고 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평년 장마 기간은 31일이 넘지만, 비가 오는 날은 17일 남짓에 불과하다. 기상청은 장마철 중에서도 비의 강도와 지속성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장마철엔 일시 강풍, 시간당 30밀리미터 이상의 강한 비가 국지적으로 쏟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말과 다음 주초까지 교통, 농작물, 실외시설, 산간계곡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갑작스러운 비와 바람 변화에 대비해 우산, 우의 등 비상용품을 챙기고, 차량 운행과 야외활동은 날씨 정보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