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19,333 돌파”…미국증시, 기술주 반등에 서학개미 투자심리 회복
미국 뉴욕증시가 6월 3일(현지시간) 장 초반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며 시작됐다. 경기 둔화 우려, 미·중 무역 긴장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투자자들의 시선을 압박하는 가운데서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반등의 힘을 보여줬다. 특히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한국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보유한 종목들이 동반 상승하며 서학개미들의 이목이 한껏 모였다.
이날 시장의 정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장기적 경기 둔화 신호가 드리우면서 일시적 경계심은 깊어졌으나, 시장의 중심축에 선 기술주가 다시 힘을 받으며 투자 심리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았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03/1748962771281_149342199.webp)
현지 시각 오전 10시 52분 기준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9.73포인트, 0.16% 상승한 5,945.67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90.6포인트, 0.47% 오른 19,333.22로 치솟았고, 다우존스 지수는 6.27포인트, 0.01% 오른 42,311.75에 머물렀다. 한편, 시장 불확실성의 바로미터인 CBOE 변동성지수(VIX)는 1.2% 내린 18.14로 집계돼, 단기 불확실성은 소폭 완화된 분위기다.
업종별 흐름은 차별화가 돋보였다. 유틸리티와 기술, 임의소비재, 산업 섹터가 소폭 상승한 반면 통신서비스, 부동산, 금융, 소재 업종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경기 방어성을 중시하면서도 성장 기대에 베팅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테슬라, 엔비디아의 동반 강세가 시장을 이끌었다. 테슬라는 1.73% 오른 348.63달러, 엔비디아는 2.93% 급등한 141.41달러 선에 거래됐다. 두 종목 모두 꾸준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글로벌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확인시켰다. 특히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수요가 재차 부각되면서 최근 하락분을 되돌리는 기세다. 애플, 인베스코QQQ,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 등도 상승 흐름에 동참해, 나스닥 전반에 활기를 더했다.
반면 팔란티어 테크, 마이크로소프트, 아이온큐 등은 각각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불과 수십분 전 거래의 등락 폭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 뉴스보다는, 전체 시장의 방향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월 30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종목 중 테슬라가 무려 32조 2,956억 원에 달하며, 직전 거래일에 비해 1조 2,135억 원 감소했다. 엔비디아도 16조 5,867억 원 규모에서 6,096억 원 줄었고, 아이온큐 역시 3조 7,172억 원 수준에서 3,238억 원 순감했다. 팔란티어 테크만 6조 2,356억 원에 4,461억 원 증가하며 이례적 순매수세가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조정과 차익실현 흐름에서 일부 회복세가 병존함을 시사한다.
이날 브로드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Direxion 20-Yr Tr. Bull 3X 등도 강세를 나타내 투자자들의 선택지로 떠올랐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힘스앤허스가 유럽 원격의료 플랫폼 자바 인수 소식에 17% 급등했고, 할인점 체인 달러제너럴이 긍정적 실적 전망을 내놔 13% 상승하는 등 업종 개별 이슈도 시장을 달궜다.
미·중 갈등의 불씨도 시장의 긴장을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양국 간 통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됐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관세 확대에 반발해 보복 논의 가능성을 밝히는 등, 글로벌 무역마찰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단기 조정 후 반등 기대감을 유지했다. 제프 드그래프 르네상스 매크로 전략가는 "앞으로 6주는 연중 가장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 시기"라며, 섣불리 물러서기보다 포지션 유지를 권고했다. 기술적 분석에 기반한 수급 판단이 다시금 부각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오는 4일 발표될 ISM 5월 서비스업 PMI와 ADP 민간 고용보고서, 연방준비제도 베이지북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6일에는 5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지 못하면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 전망에도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이와 맞물려 긴축 우려, 동결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계속 논의되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주목받고 있다. 오전 9시 43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3.03달러, 브렌트유는 65.09달러로 이틀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에너지 섹터 투심 회복과 지정학 리스크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유럽증시는 방향성 탐색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유로스톡스50, 독일 DAX, 영국 FTSE는 모두 제한적 상승을, 프랑스 CAC40만 0.05% 하락하며 대체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뉴욕증시는 당장의 반등 에너지와 함께, 중장기 리스크에도 촉각을 세우는 국면이다. 시장 전반에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긍정적 흐름이 자리 잡았다. 다만, 미·중 갈등, 글로벌 무역 분쟁, 경제지표 발표 등 수많은 변수들이 교차하며,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서학개미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에 대한 신뢰를 되새기면서도,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한층 예민한 시선을 가지게 됐다. 독자와 투자자 모두가 향후 나올 미국 고용지표, 연준의 금리정책, 글로벌 무역 이슈에 꾸준히 시선을 두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높아졌다. 경제는 언제나 움직임 속에서 본질을 드러낸다. 이 긴 흐름을 읽는 것이 오늘 시장이 남긴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