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그 만족”…이다영, 평가전서 복귀 의지→거취 고민
가벼운 미소와 함께 입장한 이다영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한국 배구계와 마주한 설렘과 복잡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관중석에서 조심스럽게 경기를 지켜보던 이다영은, 미국 리그의 활기와 색다른 배구 분위기에 깊은 만족을 표했다. 관중의 숨결과 코트 위 열기는 한때 코트를 누볐던 그의 기억을 자극하는 듯, 경기장을 찾은 순간부터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과 네덜란드 간 평가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쌍둥이 언니이자 과거 대표팀 주 공격수였던 이재영도 별도로 모습을 드러내 배구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다영은 국가대표 주전 세터 시절의 활약을 떠올리며 조용히 경기를 지켜봤다.

현재 이다영은 미국 샌디에이고 모조에 소속돼 주전 세터 역할을 맡고 있다. 여자 프로배구 리그(PVF)에서 활약하며 “유럽 리그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관중들이 만들어내는 응원과 열기가 인상 깊었다고 밝히며, 실제로 홈 경기에는 약 1만8천 명의 관중이 찾아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리그는 플레이의 수준과 선수 기량 모두 기대 이상이었으며, 배구 선수로서 또 다른 자극이 됐다는 평가도 더했다.
다가올 시즌에 관한 질문에는 “미국 리그에서 계속 뛸 예정”이라며 신중한 의사를 보였다. 유럽 팀과도 에이전트를 통한 접촉은 이어지고 있지만, 첫 시즌을 만족스럽게 마무리했다는 소회를 전했다. 미국에서는 2026년부터 새로운 프로 리그 출범 소식도 있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국내 V리그 복귀설과 관련해선 “다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지금 복귀를 확정적으로 말하긴 이르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언니 이재영과의 체육관 만남에 대해서도 “약속된 것이 아닌 우연이었다”고 밝혔다.
이다영은 지난 2019-2020시즌 이후 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흥국생명에 합류해 자매가 함께 코트를 지켰다. 하지만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인해 무기한 출장정지와 국가대표 자격 박탈이라는 무거운 징계를 받았다.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지금, 미국 무대에서 경력을 이어가며 한 걸음씩 자신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
여름이 깊어가는 체육관, 언니와 동생, 그 둘을 지켜보는 팬들의 감정이 교차하는 밤이었다. 이다영은 앞으로도 미국 리그에서의 도전을 이어가며 또 다른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진지한 고민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의 추가 평가전은 주말 동안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