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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도 맑음, 에어컨보다 자연”…대구의 도심 속 여름 피서법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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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도 맑음, 에어컨보다 자연”…대구의 도심 속 여름 피서법이 달라졌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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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구에서는 맑고 뜨거운 여름 날씨 속에도 실내외 명소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30도가 넘는 날이면 에어컨 바람 아래 숨는 게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자연과 문화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도심 속 여행이 대구만의 특별한 여름 풍경이 됐다.

 

9일, 대구는 아침부터 쨍쨍한 하늘과 32도의 더위가 이어졌다. 하지만 습기가 낮아서일까. 많은 이들이 동성로 일대와 대형 쇼핑몰, 미술관 등 시원한 실내 공간에서 잠시 더위를 내려놓았다. SNS에서도 #동성로맛집, #대구카페투어, #갤러리데이트 같은 해시태그가 여름철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출처 = 대구 팔공산 케이블카 업체 제공
사진 출처 = 대구 팔공산 케이블카 업체 제공

수치로 살펴봐도 이 현상은 분명했다. 통계청 집계에서 여름철 대구 지역 실내 문화시설 및 쇼핑센터 방문객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형몰이나 전시 공간에서 피서와 여가, 쇼핑을 한 번에 해결하는 순환형 라이프가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짧아도 강해진 만큼, 휴식 공간도 더 쾌적해지고 다양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조은희 씨는 “예전보다 실내외 공간을 번갈아 오가며, 나만의 시원한 여름 취향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주말마다 팔공산 케이블카 타고 바람 맞으며 힐링”, “동성로 카페에서 시원하게 브런치”처럼, 각자의 방식으로 도심 속 피서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대구미술관이나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이젠 더위와 싸우기보단, 계절을 누리는 게 더 멋지다”는 소감을 공유한다.

 

팔공산 케이블카로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대구의 여름, 수목원 그늘에서 산책하거나 앞산 전망대 쉼터에 앉아 도시를 내려다보는 감각, 혹은 시원한 실내 갤러리에서 예술과 함께 보내는 오후. 도심에 머물러도 계절을 오롯이 경험하고, 삶의 리듬을 새롭게 조율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젠 더위를 견디는 법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여름을 선택하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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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성로#팔공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