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양준일, GOODBYE_X_LOVE 절규와 담담 사이 흐른 눈빛”→스러지는 사랑의 메아리가 쌓였다
엔터

“양준일, GOODBYE_X_LOVE 절규와 담담 사이 흐른 눈빛”→스러지는 사랑의 메아리가 쌓였다

최영민 기자
입력

스튜디오의 공기는 숨조차 죽이며 고요와 떨림 사이를 맴돌았다. 양준일의 ‘GOODBYE_X_LOVE’ 뮤직비디오는 장식적인 무대나 눈부신 조명 없이 오직 한 남자의 진실된 눈빛과 무거워진 목소리만을 전한다. 희미한 회색의 벽과 텅 빈 공간 위에 선 양준일은 그 존재 자체로 사랑의 마지막 장면을 그려낸다.  

 

가사 한 줄, “짧은 시간만이라도 나를 만나줘, 잠깐만이라도 내 얘기를 들어봐.” 이 읊조림은 단순한 노랫말을 넘어 모든 이별 앞에 선 우리가 품는 기도이자 절규다. 끝을 예감해도 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절제된 눈빛과 흔들리는 목소리를 타고 전해진다. 고개를 떨군 남자는 지나간 사랑이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 앞에서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연약한 슬픔을 안고 선다.  

양준일 SNS @jiytime
양준일 SNS @jiytime

밝지 않은 조명이 그의 내면을 더욱 드러낸다. 오히려 그 단순한 빛은 화려함 대신 인간 그 자체를 응시한다. 허공을 향해 손을 뻗고 닿지 않는 것에 머무는 그의 동작은 자신의 무력함과 남겨진 기억들에 대한 애달픔을 일으킨다. 이미 사라진 사랑을 향해 내미는 손끝은 위태롭지만, 담담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그 장면은 사랑이 우리를 강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누구보다 약하게도 만든다는 역설을 말한다.  

 

그의 노래는 영화 블루 발렌타인의 명장면처럼, 닥터 지바고의 마지막처럼 가혹한 현실과 마주선 사랑의 본질을 포착한다. 구절마다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사랑이 현실의 찬 바람에 흔들린다. “Good-Bye라 하지 마.” 마지막에 울려 퍼지는 이 속삭임은, 사랑이 단지 흘러가는 순간이 아니라 오래도록 내면에 파문을 남기며 남는다는 것을 일깨운다.  

 

2001년 Fantasy 앨범에 수록했던 곡을, 20년이 지나 2023년 11월 디지털 싱글로 다시 불러낸 양준일. 무대 위에서 화려함을 걷어낸 채 눈빛과 떨리는 음성, 그리고 고요마저 노래하며 관객과 만난다. 젊음은 이 이별에 눈물을 쏟지만, 인생의 후반부에서는 그 슬픔마저 삶의 일부로 품어내는 너그러움으로 녹아든다.  

 

뮤직비디오의 어둠이 내릴 때, 양준일은 남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오랜 시간 메아리로 살아남는다. 현실과 추억 사이, 사랑은 결국 우리 각자의 일상이 되었음을 보여주며 그는 자신만의 언어로 이별을 노래한다. 이 곡이 전하는 것은 스러진 사랑의 재이자, 결코 사라지지 않는 불씨로 우리 곁에 남는 감정이다.  

 

양준일 ‘GOODBYE_X_LOVE’ 뮤직비디오는 장식 없는 진심, 그 간절함과 절제의 미학으로 세대를 넘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던 이별의 풍경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운명,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남겨진 노래는 오래도록 가슴에 머문다.  

 

양준일이 직접 작사해 2001년 발표한 ‘Good-Bye’를 2023년 11월 리메이크한 ‘GOODBYE_X_LOVE’는 그의 공식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최영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양준일#goodbye_x_love#뮤직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