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잡아라”…정청래·박찬대, 내란특별법 앞세워 ‘집권당 대표’ 각축전
차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에서 맞붙으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두 후보는 내란특별법과 개혁 구호를 전면에 내세워, 이재명 정부 집권 여당 대표 자리를 향한 득표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8일 KBS광주 라디오 출연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내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개혁과 이재명이다. 개혁적이고 투쟁력 높은 리더십으로 난국을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전광석화처럼 추진해야 한다”며, 당 대표로서 전투력을 앞세워 시대적 과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저는 싸우는 당 대표가 되겠다. 대통령은 정부 운영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찬대 의원은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내란특별법을 대표 발의하겠다”며 “이 법은 내란의 전모를 밝혀 내란 재발을 막는 사회적, 정치적 종결판”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정부 성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저는 총선·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선거 압승까지 완수할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또한 “서번트 리더십으로 당 구성원 모두가 성공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내세워, 안정성과 포용력을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후보 모두 친이재명계로 원내대표와 법제사법위원장 등 요직 경험을 가진 동지라는 점에 주목한다. 당내에서는 ‘아름다운 경선’ 기조를 공식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물밑에서는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누가 얻을지 신경전이 한창이다. 실제로 박 의원 측은 “이 대통령이 사용하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을 박 의원이 물려받았고, 대선 당시 수행했던 의원들이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 지지 의원 40여명은 내란특별법 공동 발의에도 뜻을 모았다.
정청래 의원 측은 “정 의원이 1기 이재명 지도부의 최고위원이었고, 법사위원장 시절에도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했다”며 “현장 당심과 100만 당원의 지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 맞춤 공약으로 호남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추진, 국립의대 설립 등 지역 민심을 파고드는 행보도 지속 중이다.
박 의원 역시 ‘호남 일주일 살기’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2036년 전주 하계 올림픽 유치, 민생경제 안정 등 지역 발전 청사진도 제시했다.
친명계 후보 간 치열한 표심 경쟁이 이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내부 결집과 동시에 정책·노선 차별화 경쟁에 돌입했다. 당권 레이스 막판까지 ‘명심’의 향배와 호남 표심, 내란특별법 처리 여부가 승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정치권은 두 후보 간 경선 과정이 민주당의 장기적 리더십 경쟁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선 결과에 따라 이재명 정부 구상과 집권 여당의 흐름 역시 뚜렷한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