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사랑은 기적을 타고”…양세욱·원윤희 부부, 상처 위 희망→작은 축복에 물들다
창문 너머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린 삶이었지만, 양세욱과 원윤희 부부는 어느새 고통을 희망으로 덧칠하며 새로운 하루를 맞이했다. 스물셋에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됐던 젊은 바리스타 양세욱은 고통과 재활, 그리고 가끔 진통제 냄새로 가득한 방에 갇힌 채 시간의 무게를 견뎠다. 손끝에 걸린 축 늘어진 어머니의 작은 한숨, 자기만의 싸움으로 반복되던 새벽들은 어느덧 마음을 더 굳게 만들었지만, 10년이 흘러 양세욱은 다시 엉덩이, 고관절, 오른쪽 발목의 힘으로 일상에 한발 다가서기 시작했다.
재활의 끝, 인천 장애인역도협회 등록 후 단 세 번 만에 메달 두 개를 목에 걸던 순간, 병상에서 다짐하던 간절함이 현실이 됐다. 기적처럼 이어진 인연도 있었다. 일 년 전, 인생을 통째로 흔든 병과 수술을 견뎌온 원윤희를 우연히 만난 뒤 양세욱은 단 사흘 만에 결혼을 약속했다. 햇살에도 아파오는 일상을 받아들이는 용기와 온라인 영어 강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또 다른 환우들과의 연결을 이어가던 윤희는, 결국 세욱의 진심이 만든 따뜻한 변화 안에 한 걸음씩 빠져들었다.

올해 3월, 두 사람이 마련한 신혼집에서 결혼식 없는 소박한 출발이 이어졌고, 부모님의 소망에 따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예식을 준비하는 시간 역시 그들에게는 또 다른 기적이었다. 인생의 절망을 건너 새로운 시작선 앞에 섰을 때,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를 만나 감사를 전하며 삶의 의미를 재확인했다. 세욱은 홍천 장애인역도대회에서 또다시 세 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고, 일과 운동장 사이를 오가는 바쁜 일상에도 항상 가족과 이모들,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주는 응원 속에 새로운 목표 앞에 섰다. 만성 통증과 차가운 왼발의 무감각이 그를 밤마다 괴롭혔지만, 사랑으로 맺은 가족과 반드시 지키기로 한 약속이 삶을 견디는 힘이 됐다.
윤희 또한 필라테스와 운동, 그리고 의지를 버무려 루푸스와 계속 싸움을 이어갔다. 평범한 하루, 시아버지와 함께 배드민턴 동호회를 찾던 장면, 김치를 챙겨주는 이모들의 정성, 저녁 식탁에 함께 앉은 가족의 미소 속에 작지만 감동적인 웃음이 새겨졌다. 예식 날에는 서로의 걸음을 맞추며 인생의 또 다른 약속을 새겼고, 평택 역도대회에서 양세욱이 기록을 경신하며 가족의 환호성을 지켰다.
인간극장은 ‘사랑은 기적을 타고’ 편을 통해 하반신 마비와 루푸스, 각기 다른 고통을 딛고 서로의 삶에 들어선 양세욱, 원윤희 부부를 따라가며, 일상 속 미약한 기적과 변화를 현실로 그려냈다. 가족의 온기, 사랑으로 만들어진 작은 힘, 포기하지 않은 나날들이 쌓여 마침내 하나의 축복이 됐다. 이 특별한 이야기는 9월 5일 금요일 오전 7시 50분, KBS1을 통해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