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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의장 배제 정황 뚜렷”…김용현, 北풍선 대응 독단 지시 특검 포착
정치

“합참의장 배제 정황 뚜렷”…김용현, 北풍선 대응 독단 지시 특검 포착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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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지휘체계의 정면 충돌을 둘러싸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간 내홍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김용현 전 장관의 ‘합참의장 패싱’과 북측 오물풍선에 대한 독단적 타격 지시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2023년 11월 18일 김용현 전 장관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다음 오물풍선이 오면 작전본부장이 나에게 ‘상황 평가 결과 원점 타격이 필요하다’고 보고해라. 내가 지시한 사실을 김명수 의장에게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합참 고위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본부장 경유로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에게 직접 지시가 내려가는 ‘의장 배제’ 지휘 구조가 기도됐다는 설명이다.

이승오 본부장은 타격 전 대통령과 안보실장, 그리고 유엔군사령부 보고와 승인을 필수로 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김용현 전 장관은 이에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 본부장은 관련 상황을 김명수 합참 의장에게 즉시 알렸으며, 실제 원점 타격 지시가 내려올 경우 사전 화상회의 종료와 안보실 통보 등 대응 절차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11월 22일 김 장관을 직접 찾아가 타격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김 장관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계엄령 직전인 11월 29일에는 김 전 장관이 작전본부장에게 ‘지침 간소화’까지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다만 합참은 지도부 논의와 유엔사 통보 절차를 강화해 김 장관의 단독 지휘를 제한하고, 실제 계엄령 시행 시 합참을 지휘선에서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합참의장 배제 정황은 무인기 투입 작전 과정에서도 반복됐다. 특검팀은 김용현 전 장관이 2023년 9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김용대 육군 드론작전사령관과 비화폰으로 39차례 가량 직접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특히 평양 무인기 추락 사건이 발생한 10월 9일과 북한 측 언급 직후인 10월 12일에도 두 사람 간 긴밀한 연락이 이뤄졌다. 김 드론사령관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도 20여 차례 비화폰 접촉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특별검사팀은 이 같은 통화 패턴과 증언을 토대로 ‘정상 지휘체계(합참의장→작전본부장→드론사령관)’가 무너지고, 김 전 장관이 합참을 의도적으로 패싱하며 군내 육군 라인을 통해 개별 작전을 지시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군 출신 김명수 의장을 의도적으로 우회하고, 육군 출신 이승오 본부장과 김용대 사령관에게 직접 명령해 군사적 충돌 상황을 유도, 계엄 명분을 마련하려 한 의혹이 짙다는 분석이다.

 

특검팀은 최근 이승오 본부장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며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군 지휘체계 위반 및 계엄사태 명분 조작 여부를 둘러싼 진상 규명이 정치권과 안보 지형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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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김명수#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