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합의 안 된 혁신에 동의할 수 없다”…안철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직 전격 사퇴 후 당대표 출마 선언
정치

“합의 안 된 혁신에 동의할 수 없다”…안철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직 전격 사퇴 후 당대표 출마 선언

오승현 기자
입력

국민의힘 내 혁신 방향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하고 동시에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지도부와의 인적 쇄신안 이견과 혁신위 인선 합의 실패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당 혁신의 중대한 기로에서 안 의원이 독자적 결단에 나선 셈이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의원은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불과 30여 분 전 비상대책위원회가 혁신위원 인선안을 의결한 직후였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원장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7 /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원장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7 /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장 수락 과정에서 “대선 후보 교체 논란의 책임자 2명에 대한 인적 쇄신”을 1순위 과제로 요구했다. 주말 내내 비상대책위원회와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으나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혁신위 활동의 명분 자체가 사라졌다는 판단에 따라,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반면 비상대책위원회는 혁신과제들은 원론적으로 혁신위 심의를 먼저 거쳐야 한다는 절차적 명분을 내세웠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혁신위에서 논의된 이후 비대위가 조치를 하는 것이 순리”라며 지도부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전권을 약속하던 비상대책위와 달리 실제 혁신위장 역할에 강한 제한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혁신위원 인선을 둘러싼 합의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안철수 의원은 “최소한 한 명에 대해서는 합의해 준 바가 없다”며, 인선 과정 일부가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최형두, 송경택, 김효은 세 명 정도만 합의된 인선”이라고 밝혀, 인사 혼선이 갈등의 직접적 방아쇠였음을 뒷받침했다.

 

안철수 의원은 결국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 당대표가 돼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며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실질적 변화의 행위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정치권 및 당내에서는 출마 선언과 혁신위장직 사퇴가 전당대회 구도와 국민의힘 내 혁신 주도권 경쟁에 큰 변수를 던진 것으로 평가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사퇴와 출마 선언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강한 시그널”이라며 “혁신 이슈가 당의 구조적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안철수 의원의 출마 선언은 존중하지만,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며 지도부 차원의 혁신위 재구성을 공식화했다. 이어 당내 의사소통 및 리더십 위기 역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리더십, 혁신, 신뢰를 둘러싼 이번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은 안철수 의원의 파격적 결단이 국민의힘 혁신 지형과 전당대회 구도에 어떠한 파동을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안철수#국민의힘#송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