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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경기 배정 촉구”…사발렌카, 프랑스오픈 편중 지적→여자 테니스 평등 외쳐
스포츠

“야간 경기 배정 촉구”…사발렌카, 프랑스오픈 편중 지적→여자 테니스 평등 외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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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아침 공기와 맞닿은 롤랑가로스의 코트 위,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는 결코 움츠러들지 않았다. 시작은 조용했으나, 손끝에 쥔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사발렌카는 준준결승에서 정친원을 세트스코어 2-0(7-6 6-3)으로 제압하며 프랑스오픈 4강 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관객의 응원 소리는 예상보다 드물었고, 메인 코트의 객석 상당수는 비어 있었다. 오전 11시에 치러진 빅매치, 선수들의 혼신의 플레이와는 달리 현장의 열기는 다소 선명하지 않았다. 사발렌카는 경기를 마친 뒤 “더 많은 팬들 앞에서 뛰고 싶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빅 매치에 걸맞는 프라임타임, 야간 경기 배정을 간절히 원했던 진심이 그대로 전해졌다.

“야간 경기 배정 촉구”…사발렌카, 프랑스오픈 편중 지적→여자 테니스 평등 외쳐
“야간 경기 배정 촉구”…사발렌카, 프랑스오픈 편중 지적→여자 테니스 평등 외쳐

프랑스오픈 조직위는 2021년부터 메인 코트 야간 경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여자 단식 선수들에게 이 무대는 좀처럼 허락되지 않았다. 실제로 프라임타임에 배정된 여자 단식 경기는 불과 네 차례에 그쳤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남자 단식은 변함없이 야간 경기로 치러지는 반면, 여자 경기는 이른 오전에 치러지고 있다.

 

사발렌카 뿐 아니라 온스 자베르 역시 경기 시간 배정에 대한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선수들의 연이은 문제 제기는 대회 운영의 고정관념에 작은 균열을 만들고 있다. 팬들과 선수 모두가 같은 눈높이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는 환경, 그 변화의 필요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사발렌카는 “남녀 경기를 동등하게 다뤄야 한다. 여자 경기 역시 큰 무대에 설 자격이 있다”며 여자 테니스의 성장과 평등을 위해 직접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 경기가 반드시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전체 스포츠 발전을 위해 이슈 제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다짐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4강이 모두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사발렌카는 결승 진출을 위한 행보를 이어간다. 남은 일정과 더불어, 앞으로 야간 경기 배정의 변화가 실제로 만들어질지 테니스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 시즌의 도전 끝에 차오르는 땀, 그리고 경기장에 퍼지는 묵직한 메시지. 경기장을 채우는 이의 수보다, 들리는 목소리의 울림이 훨씬 크게 다가왔던 하루였다.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준준결승은 6월 3일 열린 경기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사발렌카를 비롯한 선수들의 바람은 2024 프랑스오픈 남은 일정, 깊은 밤 코트 위로 이어질 수 있을지 팬들은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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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발렌카#프랑스오픈#여자테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