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눈물의 침묵”…손석희의 질문들, 은퇴 심연 속 진짜 배구 인생→시작된 감독의 시간
커다란 웃음으로 문이 열린 스튜디오는 곧 김연경의 묵직한 침묵과 잔잔한 미소로 감정의 온도가 바뀌었다.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처음 마음을 털어놓은 김연경은 자신이 걸어온 세월을 말할 때마다 한 단어 한 단어에 깊은 숨을 얹었다. “국가대표라는 자문에 눈물이 났다”는 그 한 마디에는 시간이 축적한 무게와 치열함,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인 사랑과 그리움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손석희가 던진 질문 앞에서 김연경은 오래된 체육관, 함께한 동료들, 경기장의 뜨거운 공기까지 차례로 떠올렸다. 오랫동안 ‘잘 울지 않았다’는 김연경이었지만, 국가대표의 의미를 정의하는 순간 만큼은 미소와 침묵이 교차했다. 끝내 쏟아진 눈빛의 파장이 스튜디오에 온전히 흘렀고, 방청객들 역시 한없이 따뜻하게 몰입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배구 인생의 가장 치열했던 메달 레이스, 또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느냐는 손길에는 “그럴 일은 없다”는 단호한 결심이 묻어났다. 그러나 이별을 통보하는 목소리 너머, 김연경이 간직한 배구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팬들을 향한 섬세한 시선도 남아 있었다. 은퇴라는 거대한 전환점 앞에 마주한 김연경은 자신만의 진실로 본인을 채워나가고 있다.
2024년 4월, 현역에서 완전히 물러난 그는 이제 ‘신인감독 김연경’이라는 이름을 달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소외된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만들어가는 ‘필승 원더독스’의 이야기는 무거운 책임감과 두근거림을 동시에 안긴다. 김연경은 “다른 곳보다 여기서는 삶의 결을 깊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며 손석희와의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올림픽에 걸었던 꿈, 끝내 이루지 못했던 메달의 허전함, 그리고 마지막 작별 인사까지. ‘손석희의 질문들’은 김연경 인생의 여러 페이지를 따뜻한 공기처럼 한 겹 한 겹 열어 보였다. 한 세트만 더 뛰어달라는 농담도, 오랜 팀을 떠나는 발걸음도 모두 새로운 시간으로 이어진다.
배구의 여제에서 이제 감독으로 성장하는 김연경. 웃음 뒤에 감춰졌던 슬픔과 눈물, 그리고 다시 마주한 희망까지. 김연경의 새로운 인생은 오는 10월 1일 수요일 밤 9시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첫 번째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