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준비 부실, 성공 이외 대안 없다”…김민석 총리, 정상회의 국격 회복 강조
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 수준을 둘러싸고 김민석 국무총리가 직설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2025년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조직적 준비 미흡과 시간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특히 김 총리가 “성공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압박하면서, 다음 단계 준비의 속도전과 국민적 참여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종합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현재 새 정부가 이어받은 APEC 준비 대차대조표는 부실하고, 성공은 미지수이고, 시간은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총리는 "성공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조하며, 글로벌 행사로서 국가 위상 재정립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회의에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APEC 추진본부장 등 관계 부처·지자체·기업·문화계 인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어 김 총리는 “내란을 극복한 문화선도 민주국가의 저력을 반드시 세계에 보여주고, 정상회의를 경제 회복의 대내외적 도약대로 삼아야 한다. 한류의 한 단계 상승 계기 역시 이번 APEC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88올림픽 이후 대한민국의 위상이 바뀐 것처럼 (이번 행사도) 그 이상의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정치권 내부에선 행사 준비가 미흡하다는 현실 진단에 공감하면서도, 정상회의 성공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됐다는 점에 무게가 실렸다. 김 총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 정부 출범 전부터 ‘APEC 준비는 과연 제대로 될까’ 하는 걱정을 해왔다. 현재 불확실성, 남은 과제를 국민에게 솔직히 알리고,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날 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APEC 준비 구상을 두고 김 총리는 “경주에서는 신라의 미소를, 전국 각지에서는 한글을 상징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인에게 한글과 K-팝 체험 기념품을 제공하고, 경주 관광객에게 현대적으로 해석한 유물 체험을 제공하는 등, 관광객 서비스에 전략과 섬세함을 담아내겠다”고 했다. 양정웅 문화행사 예술감독 역시 “APEC 엠블럼인 나비와 ‘나비효과’ 이미지를 통해 K-컬처의 도약을 시각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문화적 함의 확장도 예고됐다.
향후 김민석 총리는 국민 소통 채널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지혜를 절실히 구하고, 소통 채널을 만들어 국민 의견을 듣겠다. 이번 달 말까지 체크리스트 점검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은 향후 경주 APEC 정상회의 준비를 둘러싼 논쟁과 협력 방안 마련을 두고 긴장감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