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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참배 반복, 깊은 실망”…외교부, 일본 정치인 행보에 강력 유감
정치

“야스쿠니 참배 반복, 깊은 실망”…외교부, 일본 정치인 행보에 강력 유감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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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를 둘러싼 상징적 쟁점인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두고 한국 정부와 일본 정치권이 다시 갈등의 중심에 섰다. 외교부가 8월 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총리와 각료들이 잇따라 공물 대금을 봉납하거나 참배에 나선 데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하면서 양국 간 외교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양국 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발단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한 사실, 그리고 주요 각료와 여권 유력 정치인들이 신사를 직접 참배한 행보다.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찾은 인사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기우다 고이치 전 정조회장 등이다. 이시바 내각이 출범한 이후 현직 각료의 공식 참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과거사 인식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 정부 간 상호 신뢰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와 함께, 일본 총리가 패전일 전몰자 추도식 식사에서 13년 만에 ‘전쟁의 반성’을 언급한 사실이 외교적 관심을 모았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전쟁의 참화를 결단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이제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변국의 피해와 식민통치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이번에도 빠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며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더 나은 미래와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범 합사 문제에 대한 침묵이나 우회적 태도가 다시 확산되는 점, 그리고 총리의 ‘반성’ 발언이 표면적으로만 그쳤다는 점에 우려를 드러냈다. 과거 일본은 패전일에 주변국에 대한 반성 메시지를 밝히는 관행이 있었으나,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집권 이후 이런 움직임이 사라졌다는 점도 거론됐다.

 

이보다 앞서 한일 외교 현안과 잇따른 과거사 갈등은 양국 정상회담, 경제 교류, 유관 기관 간 협의 등 향후 일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치권은 양국의 신뢰 회복이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의 관건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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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야스쿠니신사#이시바시게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