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선 눈물에 스친 죄책감”…라디오스타, 고강지용 떠올리며 흔들린 상담자의 밤→긴 정적
무대 한가운데 깊은 침묵이 흘렀다. ‘라디오스타’에 앉은 이호선의 손끝은 무겁게 떨렸고, 그 고요한 순간엔 상담자가 품은 아픈 속마음이 조용히 드러났다. 상실과 책임의 무게로 냉랭했던 공기는 이호선이 꺼낸 진심 어린 고백으로 조심스럽게 뒤섞였다. 무엇보다 오래 감춰온 슬픔과 상담가 스스로 흔들렸던 나날이 시청자 마음속에도 작게 울렸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라디오스타’ 출연석에서 평소 쉽게 드러낼 수 없었던 내담자와의 작별을 털어놨다. 상담을 하다 세상을 등진 이들을 떠올릴 때마다 느낀 죄책감과 무력함, “내가 그렇게 말하지만 않았더라도”라는 묵직한 회한이 가슴에 깊게 남았다는 토로였다. 실제로 내담자의 죽음 이후 두 달 가까이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으며, 자신 또한 마음의 치료에 의존하게 됐다는 이야기 역시 솔직하게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렇게 무너지는 순간마다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주변의 교육과 상담을 통해 더듬던 시간마저 담담히 고백했다.

현장에서 이호선의 눈물은 더욱 진한 여운을 남겼다. 옆에 있던 이경실은 말없이 어깨를 두드렸고, 조용하지만 짙은 공감이 화면을 감쌌다. 고 강지용 선수와 그 아내가 겪었던 현실적 고통, 부담감, 방송에 소리 없이 퍼졌던 그늘 또한 이날 재조명됐다. 과거 ‘이혼숙려캠프’에 등장했던 강지용은 “자다가 죽는 게 소원”이라고 토로할 정도로 짙은 심리적 침잠을 노출한 바 있다. 결국 세상을 떠난 그는 많은 이들의 마음 한켠에 지울 수 없는 그림자를 남겼다. 여러 루머와 단정할 수 없는 원인 속에서도, 방송으로 비쳤던 그의 고통이 더욱 아릿하게 회자됐다.
사람 마음의 상처를 밀접하게 마주하고 듣는 일은 잔잔하지만 언제나 위태롭다. 상실과 죄책감의 반복 속에서 상담가도 누구보다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남기는 여운이 그 어느 때보다 진하게 울려 퍼졌다. 이호선의 담긴 눈물과 고 강지용을 떠올리는 아픈 표정, 그리고 조용히 흘러간 시간들은 보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전해졌다.
‘라디오스타’는 매주 수요일 밤 10시 30분 MBC를 통해 시청자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