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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빙하 붕괴, 산사태로 스위스 블라텐 마을 잿더미”→기후변화 악화에 국제사회 비상
국제

“알프스 빙하 붕괴, 산사태로 스위스 블라텐 마을 잿더미”→기후변화 악화에 국제사회 비상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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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깊은 산줄기 아래, 스위스 블라텐 마을의 평온함은 거침없는 자연의 움직임 앞에 산산이 부서졌다. 6월의 오후, 푸른 초원과 암벽 사이에는 진동이 퍼졌고, 하늘을 가릴 듯한 먼지구름과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마을을 덮쳤다. 붕괴된 알프스 빙하에서 쏟아진 얼음, 바위, 토사는 순식간에 수백 년 삶의 터전을 집어삼켰다. 드론에 담긴 파괴의 영상에는 인간의 나약함과 자연의 위력,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으려는 이들의 의지가 서려 있다.

 

블라텐 마을의 약 90%는 이번 산사태로 흔적도 없이 매몰됐다. 현지 정부의 산사태 경보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미리 주민 300여 명이 대피하는 기적 같은 결과가 있었지만, 아직 한 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스테판 간저 발레주 의원은 산사태의 첫 충격만으로도 이미 재앙의 크기를 헤아릴 수 없다고 전했고, 블라텐 시장은 마을은 사라졌으나 마음은 결코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스위스 정부는 실의에 빠진 주민들에게 새로운 거주지에서 삶을 다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했다.

알프스 빙하 붕괴, 산사태로 스위스 블라텐 마을 잿더미
알프스 빙하 붕괴, 산사태로 스위스 블라텐 마을 잿더미

전문가들은 알프스 일대의 빙하가 해마다 빠르게 줄어들고, 영구동토층마저 해빙에 취약해지면서 산지의 지반이 극도로 불안정해졌다고 진단한다. 알프스 일대의 다른 산간마을에서도 잦은 산사태가 관측되고 있어, 스위스와 유럽 전역은 기후 변화 앞에 더욱 연약해지고 있다. 기후 변화의 뚜렷한 상흔 앞에 국제사회도 비상한 시선으로 알프스를 주목하고 있다.

 

파괴된 마을을 다시 일으키려는 이들의 삶과, 땅속에 묻힌 마을의 기억. 그리고 절박함 속에서도 미래를 고민하는 지구촌의 눈길이 알프스 자락에 머무르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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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텐마을#알프스빙하#기후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