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벽에 부닥쳤다”…안철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사퇴 후 전당대회 출마 선언

정치적 혁신을 둘러싸고 국민의힘과 안철수 의원의 갈등이 정점에 이르렀다. 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지 닷새만인 7일, 안철수 의원이 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하며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인적 쇄신안 수용에 난색을 보이자, 혁신을 둘러싼 당내 충돌은 새 국면을 맞았다.

이날 안철수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가 혁신위원회 구성을 의결한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는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며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지만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닥쳤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안 의원은 “먼저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 아래 비상대책위원회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최소한의 인적 쇄신안을 비대위에서 받을 수 있는지 의사부터 먼저 타진했다”며 “주말 동안 의견을 나눴지만 결국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거부 입장에 대해 안 의원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며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 대표가 돼 단호하고도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 도려낼 것은 도려내고, 잘라낼 것은 과감히 잘라내겠다”고 단호함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최형두 의원, 호준석 당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을 혁신위원으로 임명하며 혁신위원회 구성을 추진했다. 그러나 인적 쇄신에 대한 불일치가 혁신위원장 사퇴와 지도부 교체 요구로 이어지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며 “말뿐인 혁신, 쇼에 불과한 혁신, 들러리 혁신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밝혔다. 그는 “진짜 혁신, 살아있는 혁신, 직접 행동하는 혁신 당 대표가 되겠다”고 덧붙이며 보수 정당의 재정립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당내 쇄신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 안철수 의원이 혁신 이슈를 직접 정면에 내세운 만큼, 향후 당권 경쟁의 새 축이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인적 개편 논의 등 산적한 현안을 놓고 당내 의견 충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