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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협력 강조, 트럼프 변수 영향”…이재명 대통령 실용외교 행보에 日언론 주목
정치

“한일 협력 강조, 트럼프 변수 영향”…이재명 대통령 실용외교 행보에 日언론 주목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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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를 둘러싼 외교 전략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일본 정부가 다시 맞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이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강조하며 조기 일본 방문의지까지 드러내자, 일본 언론은 즉각 한일 협력 강화의 신호로 받아들이며 정치적 파장에 주목했다.

 

4일 일본 최대 보수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기자회견에서 ‘실용외교’ 실현을 내세우며 ‘일본 중시’ 태도를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과거 야당 대표 시절 한일관계 개선을 추진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이재명 대통령이 비판한 사실에 주목하며, “과거의 대일 강경 이미지를 지우고 ‘실용외교’의 한 축으로 한일관계 강화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유민주 진영의 일원으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같이 놓여 있고, 미국과 특수한 동맹관계를 공유한다”며 안보·외교적 공통 이익을 강조했다. 동시에 “과거사 문제로 상호 고통이 있지만, 오른손으로는 싸우면서도 왼손은 잡을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일본 측에 우려를 불식하려 했던 의도로 읽힌다.

 

요미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한일 협력 강화 기조에 대해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 동맹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관세, 주한미군 등 트럼프 행정부의 변수로 인해 한미 동맹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점이 일본과 공동 보조를 맞추는 외교적 동기를 뒷받침한다고 해석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셔틀 외교’ 부활 가능성에 일본 정부 내에서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다만, 사도 광산 노동자 추도식 등 역사 현안이 여전히 장애물로 남아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사히는 외무성 관계자 발언을 빌려 “서로 배려하지 않으면 좋은 한일관계가 오래가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대한 일본 언론의 평가 역시 엇갈렸다. 일부 매체는 취임 한 달을 맞은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 기조에 긍정적 반응을 내면서도, 향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상·안보 이슈 대응이 한일 협력의 성패를 가를 전략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봤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가 북핵 위협 및 미중 갈등 속 동북아 질서 변화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계는 앞으로 사도 광산 등 역사 현안에 대한 구체적 해법과, 한·미·일 3국 협력 전략이 국면 전환의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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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한일관계#일본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