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수의 반란”…인치환, 김태범 등 경륜 무대 충격→특선급 스타로 우뚝
만화 속 강백호가 농구부에서 신화를 써내려가듯, 실존 경륜 무대에서도 비선수 출신 스타들이 ‘불가능’을 뒤집는 반란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각자의 역사를 품고 빛에 다가선 그들의 질주는 베테랑 관중들의 시선을 한데 모으고 있다. 엘리트 코스 출신들도 어렵다는 특선급 경쟁에서, 비선수 출신 다수의 이름이 당당히 불릴 수 있었던 데는 날 선 노력과 치열한 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보규는 비선수 출신 신화의 선두주자다. 유도학과를 졸업하던 중 경륜에 도전한 그는 30여 년 동안 322승을 올리며 ‘선행 귀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마지막에는 백혈병 투병까지 이겨내며, 올해 투혼의 은퇴를 맞았다. 박병하도 역사의 한 장을 차지한다. 2013년 비선수 출신 최초로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고, 현재까지 이 기록은 독보적이다.

지금의 중심에는 인치환이 있다. 17기 훈련소 수석 졸업자였던 그는 그랑프리 준우승과 올해 전체 7위에 오르며 비선수 출신 역대 최고의 입지를 구축했다. ‘꼴찌의 반란’으로 손꼽히는 김태범의 성장도 이목을 끈다. 25기 훈련생 중 20위로 졸업했지만 불과 2년 만에 특선급 승급, 올해 삼연대율 72%를 기록하며 신화의 주인공에 등극했다.
여기에 스피드 스케이팅을 접고 29기 수석으로 경륜에 입문한 박건수는 최단기간 왕중왕전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동호인에서 프로로 성장한 안창진 역시 꾸준한 복병 역할을 해내며, 현장에 새로운 긴장과 변화를 안기고 있다.
경륜위너스 박정우 부장은 “엘리트 선수 사이에서 이룬 비선수들의 눈물과 땀,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은 그 자체로 경륜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언더독 신화의 진수, 비선수 스타들의 출현에 현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묵직한 페달을 밟아 일궈낸 성취, 또 다른 신화는 계속 쓰이고 있다. 경륜계의 새로운 슈퍼스타를 마주할 시간은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