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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석에 얼어붙은 순간”…이상윤, 콤파뇨 향한 인종차별 논란→눈물의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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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석에 얼어붙은 순간”…이상윤, 콤파뇨 향한 인종차별 논란→눈물의 공식 사과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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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들의 숨결이 남다르게 짙었던 한밤, 해설위원 이상윤의 한 마디가 경기장과 스포츠계 전체에 먹먹한 울림을 남겼다. 빠른 호흡의 중계 도중 튀어나온 인종차별적 표현은 전광판 위 기록만큼이나 뚜렷한 논란을 예고했다. 깜짝 놀란 시청자와 팬들은 화면 너머로 상처를 공유했고, 현장 또한 순간의 정적에 잠겼다.

 

문제의 발단은 2024 K리그1 전북 현대와 김천 상무의 경기에서 비롯됐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두 골을 터뜨린 전북의 공격수 콤파뇨를 언급하며 “이탈리아산 폭격기, 코쟁이”라고 말해 팬들의 불편감을 자아냈다. 곧장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인종차별적 언어 사용에 분노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국제적으로도 예민한 인종 감수성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며 논란은 더욱 거셌다.

“인종차별 발언 논란”…이상윤, 콤파뇨 향한 부적절 표현→공식 사과 / 연합뉴스
“인종차별 발언 논란”…이상윤, 콤파뇨 향한 부적절 표현→공식 사과 / 연합뉴스

이상윤 해설위원은 경기 다음 날인 28일 저녁 본인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이상윤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며 콤파뇨 선수와 전북 현대 구단, K리그 내 모든 외국인 선수, 나아가 모든 시청자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골 장면 이후 활약을 칭찬하는 과정에서 감정에 휩쓸려 부적절한 표현이 나왔다”고 해명하면서,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시청자와 콤파뇨는 물론 K리그 적응 중인 외국인 선수들에게 상처가 됐음을 뼈아프게 돌아봤다.

 

한편 스카이스포츠는 공식 SNS에서 “해설위원의 발언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콤파뇨 선수와 전북 현대 구단, K리그 팬들과 시청자를 대상으로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표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축구 해설의 수준이 더 높아져야 한다”, “해설자를 향한 꾸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터져 나온 논쟁의 불씨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전문가와 팬들 모두 단순한 사과에 그치지 않고, K리그 전체가 인종차별적 언어의 뿌리와 위험성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수와 팬, 관계자를 아우르는 존중의 문화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곳곳이 실감하는 분위기다.

 

경기의 뜨거운 온기 위로 진중한 사유가 덧입혀진 밤이었다. 해설석 뒤편, 팬들은 차분한 응원을 전하며 축구와 언어, 그리고 존엄을 다시 생각했다. 이날 논란이 됐던 K리그1 전북 현대와 김천 상무의 경기는 6월 27일 저녁 전국에 중계됐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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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콤파뇨#전북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