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홍 속 김용태 개혁안 파장”…갈등 그늘 짙어진 원내대표 선거→수습 해법 실종
국민의힘이 2025년 대선 패배의 상흔을 딛고자 애쓰는 가운데, 일주일 넘는 시간 속에서도 분열의 그림자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던진 개혁안과 자신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논의는 당내 각 계파를 더욱 첨예하게 갈라놓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시점, 지도력을 둘러싼 경쟁과 의견 충돌은 마치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의 바람처럼 진영 전체를 스산하게 에워싼다.
당 지도부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 이전까지 의원총회를 따로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예정됐던 의총도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눈에 띄는 합의 없이 시간을 흘려보낸 끝에, 분열된 당의 내상이 외부에 노출될까 우려한 선택이었다. 이 결정 과정에서 김용태 위원장의 사전 의견 조율이 빠졌다는 후문이 전해지자, 그는 개혁 과제별로 새로운 의총 소집을 요구하며 반발을 표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구체적인 개혁방안에 대한 이견과 논란이 더해지면서 당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나아갈 길을 정하게 될 것”이라며 김용태 위원장의 제안에 선을 그었다. 지난 의원총회에서 5시간 넘게 이어진 논쟁 또한 뚜렷한 결론 없는 채 마무리된 전례가 있다. 그런데도 당내 목소리는 좀처럼 한곳으로 모이지 않는다.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까지 이어졌으나, 결실 없는 토론만 이어지며 갈등과 피로감이 팽배해진 분위기다.
논의의 핵심에는 김용태 위원장이 주도하는 당내 개혁안이 있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 교체 과정에 대한 당무 감사, 지도부 구성 방식 등은 당의 미래 향방을 좌우할 변곡점으로 부상했다. 당 주류는 새 원내대표에게 문제 해결의 중심을 맡기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지만, 친한동훈계 의원들은 김용태 위원장의 직을 연장하자고 맞서며 당 지도체제 자체를 놓고도 날선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전당대회 시기와 방법, 비상대책위원장 임기 등 쟁점은 복잡하게 교차하고 있다.
여러 후보가 거론되는 원내대표 선거는 이번 갈등의 정점으로 향한다. 김도읍, 김상훈, 박대출, 이헌승 등 4선 의원을 비롯해 3선의 김성원, 송석준, 송언석, 임이자 의원들이 치열한 경합을 예고한다. 일각에서는 김기현, 나경원, 조경태 의원 등 중진 중심의 후보 추대론도 오르내렸으나, 현 시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지 않는다.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에게는 당을 수습하며, 원내 야당으로서 분열이 아닌 통합을 이뤄야 하는 무거운 전략적 과제가 부여된다. 어느 한 중진 의원이 “특검법이 우리 당 의원들을 겨냥하고 있으니, 강한 원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국민의힘은 지금, 개혁과 통합이라는 갈림길에서 뚜렷한 실마리 없는 채 시간을 두고 있다. 당내 갈등이 소강 국면을 맞지 않을 경우, 원내대표 선거 이후에도 내홍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와 그의 개혁안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새로운 원내지도부의 탄생이 국민의힘을 다시 단단하게 묶어낼 집결 신호가 될 수 있을지, 그 귀추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