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6인방 등판”…홍명보, 동아시안컵 신인 실험→대표팀 세대교체 신호탄
새벽녘 경기장을 채운 열기, 그리고 다채로운 데뷔전의 숨결. 신예 6명이 한꺼번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들어서자, 용인미르스타디움의 응원 열기가 짙게 물들었다. 월드컵을 향한 긴 여정, 그 첫 관문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세대교체와 설렘이 동시에 펼쳐졌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대한민국은 중국을 3-0으로 제압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가 K리그, J리그 등 국내파 중심으로 치른 실험 무대였다. 특히 홍명보 감독은 김봉수, 이호재, 강상윤, 모재현, 서민우, 이승원 등 6명의 새로운 얼굴을 A매치 데뷔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김봉수는 왼쪽 윙에서 좌우 연계 조율과 빌드업 축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전술적으로 변형 스리백을 가동하며 김진규와 함께 미드필더진을 두텁게 만든 점도 인상적이었다. 반면, 전반 중반부터는 활동량이 두드러진 문선민, 이태석 등 연계 자원들이 공격 템포를 쥐고 흔들었다.
후반에는 교체 투입된 이호재와 강상윤이 무거운 몸놀림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플레이, 문전 돌파 등으로 존재감을 남겼다. 이호재는 경기를 마치고 "마무리를 하지 못해 아쉽다"며 경험의 소중함을 되새겼고, 강상윤 역시 "긴장 탓에 찬스를 놓쳤다"는 솔직함과 앞으로의 성장을 기약했다.
이어 모재현과 서민우도 그라운드에 나섰다. 모재현은 자신의 첫 태극마크를 강렬한 움직임으로 증명했고, 서민우는 하프라인에서 정확한 킬패스와 수비에서의 적극성을 보여줬다. 후반 40분, 성인대표팀 합류에 도전해온 이승원까지 등판하며 6명의 신예 선수 모두가 꿈의 무대를 밟았다. 이들의 데뷔는 경기 승리와 함께 대표팀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
무실점 완승을 이끌어내며, 홍명보 감독은 실전 적응과 성장의 기회를 즉시 성과로 연결했다. 벤치와 관중 모두 새 얼굴들의 패기와 가능성에 손뼉을 보냈다. 경기 후 홍 감독은 남은 경기에도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줄 계획"이라 전하며 경쟁과 실험의 문을 더 크게 열었다.
대표팀은 11일과 15일 각각 홍콩, 일본과 연달아 맞붙는다. 김태현, 서명관, 조현택, 변준수, 정승원 등 아직 출전하지 않은 자원도 대기 중이다. 동아시안컵에서 시작된 세대교체 흐름은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점차 힘을 더할 전망이다.
세대교체의 파도가 서서히 대표팀을 뒤덮고 있다. 선수들과 팬 모두에게 남긴 의미 있는 밤,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 축구의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2025 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은 7월 11일 밤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