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아, 욕망이 뒤엉킨 거리 위 역전 서사”…친밀한 리플리, 거짓말 전쟁→첫 장면이 던진 질문
차가운 새벽, 이시아의 성근 미소는 언제나처럼 희망과 슬픔이 교차했다. KBS 2TV 새 일일드라마 ‘친밀한 리플리’의 중심을 관통하는 차정원으로 분한 이시아는 잿빛 거리 위, 고무장갑을 낀 채 한 줄기 빛을 응시하는 모습만으로도 거친 인생의 결기를 전했다. 한편, 쇼핑백을 든 그림자가 서늘한 대조를 자아내면서 이중적 자아와 숨겨진 욕망이 스크린을 엄습하듯 파고들었다.
고졸 아르바이트생으로 살아가는 단정하고 수수한 차정원의 모습에는 하루하루의 고단함과 고요한 상실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그 속에는 냉철한 결단과 반전의 기운이 도사리고 있었다. 쇼핑백을 쥔 손끝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정원의 자화상, 그리고 “가짜여도 좋다. 날아오를 수만 있다면”이라는 문구는 거짓과 욕망, 복수와 구원의 경계에서 시청자를 긴장시키며 인생 역전의 열망을 강렬히 드러냈다.

‘친밀한 리플리’는 한 가문을 둘러싸고 극단으로 치달은 두 모녀의 애증, 복수 그리고 사랑까지 복잡하게 얽히는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세대를 관통하는 주제 속에서 욕망을 선택한 엄마,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딸의 운명은 일상적 일일극의 범주를 벗어나 새로운 긴장과 몰입을 이끌어낸다.
감독 손석진과 작가 이도현은 과거 성공작에서 보여준 촘촘한 심리 묘사와 빠른 전개로 기대를 모은다. 드라마스페셜 ‘핸섬을 찾아라’로 이미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손석진의 감각과, ‘마녀의 게임’, ‘비밀과 거짓말’ 등 인기작을 쓴 이도현의 필력이 만난 이번 신작은 예상을 넘어서는 몰입도를 예고한다.
이일화, 이승연, 최종환, 박철호, 설정환, 한기웅, 이효나 등 연기 경력 35년 이상의 배우들로 라인업을 완성해, 디테일한 연기와 견고한 서사의 화학 반응까지 시청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진짜를 찾으려다 오히려 거짓에 물든 인물들의 운명은, 첫 장면부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제작진은 티저 포스터에 대해 “거짓 인생에 뛰어드는 주인공의 상징적 순간이 담겼으며,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메시지와 감정을 표방했다”고 전했다. 이시아의 놀라운 감정 변화와 함께 본격적인 ‘거짓말 전쟁’의 막이 오르는 ‘친밀한 리플리’는 오는 9월 22일 월요일 저녁 시청자 곁을 찾는다. 첫 방송에서부터 깊어진 서사와 긴장 어린 감정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