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 내 SWIFT 14% 점유”…리플 CEO, 글로벌 결제망 판도 변화 예고
현지시각 기준 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XRP APEX’ 행사에서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Ripple) 최고경영자가 국제금융망 SWIFT의 거래 중 14%를 향후 5년 내 점유하겠다는 구상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번 발언은 글로벌 결제망 시장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함과 동시에, 국제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XRP가 기존 SWIFT 시스템의 한계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시선이 집중된다.
갈링하우스 CEO는 이날 "관건은 메시지가 아니라 유동성"이라며, 기존 SWIFT가 메시징 기능과 유동성 관리라는 두 과업을 병행하지만 사실상 은행이 현 유동성을 통제한다고 짚었다. 그는 “XRP가 이 중요한 유동성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5년 내 SWIFT 거래의 14%를 XRP가 담당할 수 있다”는 구체적 수치를 직접 언급하며, XRP의 글로벌 역할 확대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SWIFT는 전 세계 교차 결제에서 연간 150조 달러 이상을 처리하는 핵심 금융 인프라다. 리플 측의 전망대로 14% 규모가 XRP로 옮겨갈 경우 약 21조 달러 상당의 결제를 XRP가 소화해야 하며, 이는 현행 XRP 시가총액이나 토큰 가격과 비교해도 전례없는 변화다. 실제 결제 구조와 토큰 회전율에 따라 필요한 유동성 규모와 시장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XRP의 높은 순환률로 매일 결제가 이루어진다면, 약 575억 달러 유동성만으로 21조 달러 결제량을 소화할 수 있다. 토큰 회전이 느릴 경우 자금 수요가 2천1백억~4천2백억 달러까지 확대되며, 가격은 3.50~7달러 선까지 오를 여지도 있다. 만약 유동성 회전이 2주 단위로 늦어진다면 가격 상승폭은 14달러 선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XRP 커뮤니티 일각에서 제기되는 ‘1천 달러 이상’의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병존한다. 갈링하우스의 14% 점유 발언이 추가 유동성 수요나 XRP 공급 과정을 수반하지 않는 한 일종의 희망적 관측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플 측이 국제 결제 인프라에서 XRP를 핵심 유동성 수단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는 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같은 조치는 기존 글로벌 금융 질서에도 중대한 충격파를 예고한다. 뉴욕타임스는 “토큰 기반 결제망이 주요 국제 이체의 일정 부분을 대체한다면, 기존 시스템의 비용과 속도 구조까지 재편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XRP 도입이 은행들로 하여금 실시간 유동성 공급 방식을 재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갈링하우스 발언이 투자자 심리에 직접 자극을 주며 XRP 등 디지털 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본다. 중기적으로는 실제 은행과 글로벌 기관이 XRP 도입에 신속히 나설지 여부, 금융규제와 법적 환경 변화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자산이 기존 SWIFT, 페이먼트 인프라의 일부를 대체하면서 국제 금융구조의 근본적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제사회와 금융업계는 이번 리플 경영진의 야심찬 로드맵이 실제 결제 시장 각축전에서 어느 정도 실현될지, 그 진전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