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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기 환경 오염 영향”…안구건조증 신약 임상 진입으로 치료 전망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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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기 환경 오염 영향”…안구건조증 신약 임상 진입으로 치료 전망 바꿀까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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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IT 기기 사용이 일상화되고 대기오염이 심화되면서, 안구건조증의 발생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노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던 안구건조증은 최근 전자기기 노출, 미세먼지 등 환경적·생활습관 요소가 핵심 발병 요인으로 부각된다. 이에 따라 전체 환자 수가 급증하고, 40세 이하 젊은 층 환자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안구건조증 환자는 지난해 240만명을 넘어섰으며, 40세 이하가 23.8%로 4년 새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안구질환 대응 혁신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의 촉촉함과 각막 보호를 담당하는 ‘눈물막’이 구조적으로 약해지거나 분비량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눈물막은 점액, 수성, 지방 등 세 개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어느 하나라도 균형이 무너지면 시야의 뻑뻑함, 이물감, 눈부심, 작열감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진다. 각막의 보호기능이 저하되면 장기적으로는 시력 저하,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어 IT 기기 사용자가 많은 현대에선 질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는 양상이다.

기술적으로는 인공눈물 등 기존 치료제와 함께, 환자 맞춤형 항염증 제제, 마이봄샘 기능 개선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되나, 오염물질과 장시간 모니터 노출로 인한 만성화 경향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 요인이 최근 주요 악화 인자로 지목되고 있어, 실내 습도 관리, 환경 개선과 연계된 대체·예방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개발에 참여한 신약 후보물질 ‘RCI001’이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진입 승인을 받으며 관련 시장에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RCI001은 표적 항염증 작용을 기반으로 기존 치료제보다 마이봄샘 기능개선, 눈물막 복원 효과가 뚜렷하다고 보고됐다. 김동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마이봄샘 장애 등 구조적 원인 환자에게 새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찜질팩 등을 통한 마이봄샘 관리, IT 기기 사용 중 휴식 권고, 에어컨·히터 직접 노출 방지 등은 단순 위생관리 이상의 의학적 실효성이 인정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융합 치료 솔루션, 맞춤형 데이터 기반 관리 서비스 도입 등 IT·바이오 융합도 활발하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원격 모니터링, 사물인터넷 기반 안구건강 관리 플랫폼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AI를 활용한 증상 예측, 맞춤 치료제 조합 연구도 본격화됐다. 이에 비해 국내 시장 역시 신약개발 경쟁, 환경·생활 패턴 분석을 결합한 치료법 개발에서 글로벌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임상시험 및 실제 효과 입증에 쏠려 있다. 미국 FDA 등 주요 선진국 규제기관은 눈물 데이터와 관련 바이오마커를 중심으로 신약 허가, 인공지능 진단 기기 인증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업계는 새로운 치료제 출시가 기존 인공눈물이나 항염증제 치료법의 한계를 넘어, 환경·기기 노출 영향까지 반영한 통합적 안구건조증 관리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IT 기기와 생활환경 변화로 인한 안구질환의 양상이 변화하는 만큼, 혁신 치료제, 디지털 기반 맞춤 관리 등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안구건조증은 점차 만성화·복합화 양상을 띠는 만큼, 기술·환경·규제 모두를 아우르는 업계 대응이 시장 변화를 이끌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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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증#김동현교수#rci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