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 전율 역전승”…두산 양의지, 대기록과 결승 드라마→NC전 짜릿한 탈출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8회말, 뜨거운 숨결과 긴장감이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웠다. 두산 베어스는 양의지의 집념 그리고 김민석의 완벽한 집중력으로 마침내 새벽 같은 긴 연패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팬들은 박수 갈채와 환호로 그 순간을 증명했다.

두산은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6-5로 역전승을 거두며 2연패를 끊어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NC가 주도권을 쥐었다. 1회초, 김주원이 곽빈의 커브를 받아쳐 선두타자 홈런으로 물꼬를 텄다. 이어 박건우의 2루타와 이우성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NC는 단숨에 3득점, 두산을 압박했다.

두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2회말, 양의지의 우전 안타와 박준순의 2루타로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고, 오명진의 2루수 땅볼과 강승호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추격했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했던 흐름은 3회초 다시 NC의 홈런포, 맷 데이비슨의 좌중간 솔로포로 이어졌다. 데이비슨은 이 홈런으로 4경기 연속 대포 행진을 확인했다.

추격의 실마리는 끈질기게 이어졌다. 5회말 두산은 강승호의 2루타에 이은 김민석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 차 승부를 만들었다. 그러나 6회초 볼넷 세 개와 포수 양의지의 패스트볼로 사사구와 실점을 허락하며 3-5까지 벌어졌다.

8시즌 연속 200루타라는 대기록 달성의 주인공 양의지는 6회말 우중간 2루타를 치며 새 역사를 썼다. 이후 박준순의 땅볼과 오명진의 내야안타로 두산은 4점째를 만들며 끝까지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운명의 8회말, 두산은 양의지의 몸에 맞는 공, 박준순의 좌전 안타, 오명진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대타 김기연이 유격수를 맞고 굴절된 타구로 동점 적시타의 주인공이 되었고, 강승호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가 된 뒤 김민석은 중견수 방향으로 결정적인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이 한 점이 승부를 갈랐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은 9회초 무실점 완벽 피칭으로 시즌 21번째 세이브를 추가하며 팀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에서 NC 데이비슨의 맹타에도 불구, 두산은 집념과 집중력으로 상대의 기세를 꺾으며 시즌 맞대결 첫 승을 손에 넣었다.

모든 역전과 기록의 현장에서 선수들은 소리내지 못한 감정과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두산은 무거웠던 2연패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승리의 기운을 다시 불러올 수 있게 됐다. 두산의 다음 경기는 상승세를 잇는 3연승 도전이 예고됐다. 팬들은 그 뜨거운 손끝과 박수로, 잠실구장의 잔상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