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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런던 무역협상, 수출통제 갈림길”…전략자원 해빙 조짐에 증시 긴장→글로벌 패권 구도 재편될까
국제

“美中 런던 무역협상, 수출통제 갈림길”…전략자원 해빙 조짐에 증시 긴장→글로벌 패권 구도 재편될까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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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한복판, 역사 깊은 고전주의 건축물에 둘러싸인 협상장 내부에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팽팽한 긴장과 미묘한 온기를 번갈아 품은 채 새로운 하루를 맞았다. 현지 시각 10일 오전, 세계 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두 강대국이 다시금 마주 앉았다. 회담장엔 밤을 새워 대기하는 각국 기자들과 시장 전문가들의 숨길 수 없는 타이핑 소리가 어른거리며, 희토류, 반도체 등 전략 자원이 얽힌 첨예한 실마리 하나하나에 세계정세의 흐름까지 아득히 투영된다.

 

이번 런던 협상은 지난 제네바 실무접촉의 여운 위에, 미·중 정상의 첨예한 정치적 계산까지 얹힌 채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중국은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왕원타오 상무부장,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이 각각 대표단을 이끄는 가운데, 러트닉 장관과 왕원타오 부장의 새 얼굴이 보태지며 이번 의제의 무게가 한층 더 묵직해졌다.

美中 런던 무역회담 2일차 돌입…수출통제 완화 여부 주목
美中 런던 무역회담 2일차 돌입…수출통제 완화 여부 주목

무엇보다도 수출통제 문제에 이목이 집중된다. 미중 간 깊게 각인된 신뢰의 균열은, 최근 중국이 희토류 대미 수출을 조이고 미국이 반도체, 항공기 엔진, 원자력 설비 수출 제한으로 맞서며 한층 짙어졌다.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중국이 희토류 공급의 속도를 올려준다면, 미국 또한 일부 반도체 수출 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 칩 ‘H20’ 등 전략적 품목엔 예외가 유지될 전망이어서, 절충을 이끌 변수론 여전하다.

 

이번 협상엔 전략 물자의 국제 이동이 세계 경제를 어떻게 휘젓을지, 거칠고 섬세한 숨결이 교차한다. 제네바부터 이어진 신경전은 쉽게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회담 이후 추가 만남을 약속하며 양국 모두 완전한 파국보단 조건부 화해의 명분을 쌓으려 애쓰는 듯하다.

 

각국 취재진이 포진한 협상장 주변, 외신 기자들은 런던의 적막 속에서 전략 자원 흐름이 바뀔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세계 증시도 이 소식에 조심스럽게 숨을 고른다. 희토류, 반도체, 항공기, 원자력 등 각 산업군의 주가와 환율, 시장 심리는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거센 파고를 만날 것이다.

 

향후 협상이 타결될 경우 멈춘 듯 일렁이던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 실타래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한편, 감춰진 불확실성은 오히려 변동성의 불씨가 돼 모든 투자자와 정책결정자들의 시선을 런던에 붙잡아둔다. 미묘한 해빙과 불안이 중첩된 이 논의가 국제 통상과 경제의 풍향계를 어떻게 돌릴지, 세계는 지금 숨죽여 바라보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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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희토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