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장 보안 대폭 강화”…블랙록, 빅테크 외국계 금융사 출입제한 여파에 촉각
현지시각 7월 16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중국 출장 직원들의 IT 기기 사용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내부 지침을 전격 도입했다. 최근 중국 당국이 외국계 금융사 임직원의 출국을 제지하는 사례가 잇따른 가운데, 글로벌 금융업계를 둘러싼 데이터 통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한 블랙록 내부 문건에 따르면, 회사는 중국으로 출장을 떠나는 직원에게 회사가 지급한 휴대전화 및 노트북 활용을 불허하고 임시 전용기기 사용만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알렸다. 임시용 단말기만 사용하도록 하는 한편 VPN(가상사설망) 원격 접속도 차단됐으며, 비즈니스가 아닌 개인 여행 중에도 회사 네트워크 접속은 일체 봉쇄된다. 블랙록 측은 이번 조처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수개월간 웰스파고(Wells Fargo) 등 미국계 금융사 직원이 중국 내 현지에서 출국이 금지되는 등 관련 사건이 이어지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웰스파고는 무역금융 담당 임원이 귀국하지 못한 사례 이후 직원 대상 중국 출장 중단을 결정했다. 미국 상무부 소속 직원 역시 장기간 중국에 체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은 2021년 9월 데이터보안법을 시행해 자국 내 생산·수집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위반 기업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중국 고객과 업무 데이터를 온쇼어 방식으로 별도 관리해야 해 경영 비용 부담과 운영 비효율이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블랙록은 중국에서 100% 지분의 뮤추얼펀드사 운영과 함께 중국건설은행(CCB)과의 합작 법인도 보유중이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중국 사업을 둘러싸고 예기치 않은 규제 위험에 직면함을 재차 입증했다는 평가가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내 데이터 규제와 출국 제지 강화가 글로벌 금융사 경영 전략에 심대한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중국 영업 지속성과 법적 안전성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중국이 외국 투자와 데이터 자주권 강화를 최우선시할 것이란 전망 속에, 글로벌 금융업계는 신흥 규제환경에 유연히 대응하는 전략 모색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미중 첨단 금융·데이터 패권 경쟁의 한 축이자, 국제 자본시장 리스크의 새 흐름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블랙록 등 주요 금융사의 대응이 중국 진출 외국계 기업 경영관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